[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가 100억달러(약11조8000억원) 규모의 '베이조스 어스 펀드 (Bezos Earth Fund)'를 설립한다. 다가오는 여름부터 기부활동을 시작할 이 펀드는 초기 100억달러 규모로 출발한다는 것이 베이조스의 그림이다.
세계 최고 부자인 그의 순자산은 약 1300억달러(약153조)로 이번 펀드는 그의 순자산의 7.7% 규모이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해 여름부터 과학자들과 환경운동가들, 그리고 비영리단체(NGO)들을 지원하기 시작할 것이며 이일을 위해 '베이조스 어스 펀드'에 100억달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이조스는 "지구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유일한 것"이라며 "우리모두 지구를 지킵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파괴적인 영향에 맞서 싸우기 위한 기존의 방법을 더 널리 알리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표에 대해 '기후정의를 위한 아마존 직원들'은 미디엄 블로그를 통해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한 손만으로는 다른 손이 저지른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수십억개의 물품들을 전 세계로 배송하기 위한 비행기와 트럭 등을 운용하는데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마존 직원들 사이에선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기 위해 아마존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회사의 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펀드 설립은 아마존이 더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지난 1월에 아마존 직원들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회사 정책과 반하는 별도의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게 하는 회사의 지침에 대해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다.
지난해에도 아마존 내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내홍이 지속됐다.
지난해 5월 아마존의 주주총회에서 수천 명의 직원이 CEO 인 제프 베조스에게 포괄적 기후변화 계획을 개발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도록 요청하는 제안을 제출했다. 그 전 4월에도 직원들은 서신을 통해 아마존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베조스는 지난해 9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에 의존하고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베조스의 발표 다음 날 1000명 이상의 직원들이 회사의 정책에 반발해 글로벌 기후변화 시위에 참석했다.
한편, 빌게이츠나 워런 버핏과 달리 세계 최고 부호임에도 불구하고 베이조스는 뒤늦게 최근에야 기부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 그는 저소득층 마을에 유치원을 설립하고 노숙자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20억 달러 규모의 '데이 원 펀드'를 설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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