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국, 외부 전문가들에 열악한 보건실태 공개 안할 것"
"최근 방역물자 지원 요청은 국제사회 의혹·내부 반발 무마용"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내부의 열악한 보건 상황이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 코로나19 관련 한국과 국제사회의 방역 협력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탈북민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에서 청진의학대학을 졸업한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국제기구 및 구호단체들이 북한과 코로나19 방역 협력에 관한 논의를 진행중이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방역지원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외부 전문가들에 북한의 열악한 보건실태를 전면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은 지난 2일 조선중앙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안심하지 말고 모두 공민적 자각을 안고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사업에 한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송 국장의 인터뷰는 북한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자국 내 발병 여부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2.02 noh@newspim.com |
최 교수는 이어 "코로나19 의심자들을 검사하게 되면 다른 전염병이 발견될 수 있지 않느냐"며 "장티푸스, 콜레라 같은 후진적 질병들이 국제사회에 널리 공개될 수도 있고, 북한 주민들의 말 그대로 처참한 삶의 환경들, 생활 수준이 공개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즉 북한 주민들의 삶의 환경 자체가 후진국 질병들이 발생할 수 있는 정말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이 확인되는 것"이라며 "때문에 북한이 자랑하는 사회주의 보건의료의 우월성에 정 반대되는 실상을 섣불리 공개할 리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99년 탈북해 한국에서 한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은 한의원장도 "북한 당국이 내부 의료상황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할 것"이라며 "줄곧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현재 의료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에 방역물자 지원을 요청하고 최근 외부 자원봉사자들의 출입을 허가한 것은 국제사회의 의혹과 내부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 교수는 "만약에 (국제사회의 지원제안 거부 소식이) 퍼지게 되면 북한 내에서도 주민들의 반발이나 국제사회의 비난, 이걸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국소적으로, 국부적으로 조금 더 오픈시키고 지원을 요청한 것 같다"며 "예비 장치 차원에서 만약에 사태가 커지는 경우를 대비해서 우리는 (방역 지원 요청을) 했다, 그래서 또 요구한다 이런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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