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도입 '비례 국민공천심사단'…뚜껑열어보니 청년층 '강세'
비례 후보자 21명 중 9명이 2030세대…60대 이상 생존률 18%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 절반 가까이가 2030 청년들로 채워졌다. 국민공천심사단이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직접 참여한 결과다.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은 지역구 공천 과정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국민공천심사단의 비례대표 공천심사에선 2030대가 '초강세'를 보였다. 비례 일반경쟁분야 최종 후보로 낙점된 21명 중 9명이 2030대였다. 2030대 후보 11명 당직자·배우 출신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살아남았다. 반면 60대 이상 후보자 생존율은 18%에 그쳤다. 민주당 '인재 19호'로 영입된 이경수 전 국제핵융합실험로 부총장(63) 등 상대적 인지도가 높은 2명만 살아남았고, 정치권 잔뼈가 굵은 예비후보들은 대거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비례공천관리위원회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면접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03.02 leehs@newspim.com |
당내에선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1일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결과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그는 "2030세대가 절대 강세를 보였다. 상당히 젊은 후보들이 바람을 일으켰다"며 "2030의 활동이나 경력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도 바람을 일으켰다. 젊고 신선한 인재라는 점과 당 활동 기여도, 지역 대표성 등이 골고루 반영된 투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위한 심사단에 일반 국민들이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권리당원을 비롯해 미리 신청한 일반 국민 등 총 81만여 명이 국민공천심사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중 17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번 심사를 통과한 한 예비후보는 "젊은 인재를 바라는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국민공천심사단'이란 문자 그대로 국민들이 직접 뽑은 후보들이다. 이번 투표 결과로 정치권 밖의 새로운 인물, 젊은 인사에 대한 사회적 갈증이 확인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지역구 공천 작업은 예상보다 '물갈이' 폭이 작다는 점에서 사실상 인적 쇄신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공천은 현재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253개 지역구 중 11곳 공천만 남겨둔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현재까지 '순수 컷오프(공천배제)' 된 현역은 민병두·신창현·오제세·정재호 의원 등 4명에 그쳤다. 당내 핵심세력인 친문·86운동권그룹이 '무더기 공천장'을 따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비례 공천과 지역구 공천 과정이 극명한 온도차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상병 인제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의 지역구 공천과정에 대해 "청와대 인사들이 대거 발탁되고 현역들의 텃세와 특권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 대대적 인적쇄신으로 새로운 정치비전을 보여주길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비례 공천심사 결과에 대해선 "젊은 층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맞는 결과"라고 봤다.
그는 "총선까지 남은 시간 동안 민주당은 '진면목'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공천에서 보여주지 못한 모습들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도·보수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인물들을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포진시켜야 한다. 친문 중심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도층 30%의 민심은 민주당이 위기관리 능력에 달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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