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경쟁사 제품가 인상·수요 증가 맞물려 호실적
주류부문 3년째 부진..."상반기 전망도 어두워"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연이어 음료값을 올리고 있다. 이를 두고 주류 사업 부진이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 중인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355mℓ 캔 제품을 330mℓ 슬릭(Sleek) 캔으로 변경한다. 용량은 약 7%가 줄었지만 가격은 동일해 '꼼수인상'이란 비난이 일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0.03.27 oneway@newspim.com |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가격인상이 목적이 아니라 고객 편의성을 고려해 변경을 추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롯데칠성은 지난 2월에도 주요 제품의 판매가를 인상한 바 있다. 당시 밀키스, 핫식스 등 250mℓ 캔 제품은 1200원, 1100원에서 각각 1400원, 1200원으로 올렸다. 생수 브랜드인 아이시스, 탄산수 트레비 제품 가격도100~150원씩 상승했다.
◆ 음료 가격 인상, 주류 사업 부진 만회 차원?
업계 일각에선 연이은 음료 가격 인상이 주류 사업 부진에서 비롯된 것이란 해석도 제기한다. 적자가 이어지자 판매 호조를 보이는 음료 사업에서 가격 손실을 메워보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는 주변 환경과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도 "주류 사업에서 오랫동안 적자가 이어져왔기 때문에 사회적 저항이 가장 적은 현 상황에서 음료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음료 사업 부문에서 경쟁사 가격 인상에 따른 반사 이익과 탄산 음료 수요 증가가 맞물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1666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15.7% 성장했다.
반면 주류 부문은 3년째 적자다. 지난해에는 경쟁사 신제품에 판매가 밀리더니 하반기부터 커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휘말리며 매출이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액 589억원을 기록했다.
◆ 주류 사업, 상반기도 난항 예상..."수익 개선 노력할 것"
음료 사업은 상반기에도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상반기에도 주류 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에는 주류 부분 적자가 음료에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보다 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외식 수요가 줄어들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이익 확대를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올해는 빅 브랜드의 지속적인 관리 및 면밀한 시장분석을 통한 제품력 강화, 사회적 책임 활동 확대 등을 통해 기업 및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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