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앨런(빌 나이)네 장남 마이클은 어린 시절 동생 피터(샘 라일리)와 스크래블 게임을 하던 도중 집을 나가 실종된다. 피터는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어른이 됐고 앨런과 피터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두 사람이 오랜만에 재회한 건 신원불명의 시체가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고서다. 앨런과 피터는 마이클의 시체인지 확인하기 위해 함께 안치소로 간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 스틸 [사진= 찬란] 2020.04.01 jjy333jjy@newspim.com |
영화 '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은 아들, 형의 실종 사건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를 해결해 나가는 작품은 아니다. 영화는 마이클이 사라진 이유나 행방이 아닌 그 일로 소원해진 부자의 관계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대단히 어둡거나 극적이지 않은데 그 점이 미덕이다. 메가폰을 잡은 칼 헌터 감독은 소소한 대화와 상황을 무심하게 펼쳐내며 그 위에 가족애란 보편적인 감정을 얹었다.
칼 헌터 감독의 남다른 감각도 돋보인다.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한 그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등을 연출한 웨스 앤더슨 감독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행복의 단추를 채우는 완벽한 방법'은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색감, 질감들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위트 넘치면서도 따뜻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두루 좋다. 특히 '러브 액츄얼리'(2003) '어바웃타임'(2007)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한 빌 나이의 균형감 있는 열연이 인상적이다. 빌 나이는 자신만의 법칙으로 살아가는 앨런의 마이웨이 성향을 유쾌하게 그려내는 한편,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씁쓸함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덧붙이자면 영화에 줄곧 등장하는 스크래블 게임은 십자말풀이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어진 단어 만들기 보드게임이다. 어긋난 것을 차근차근 맞춰나간다는 점에서 앨런, 피터 부자의 상황과 맞닿아있다. 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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