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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개학]"선생님 보이지? 잘 들리니?"…차분히 진행된 개학

기사입력 : 2020년04월09일 11:12

최종수정 : 2020년04월09일 11:12

고3·중3 일제히 개학…서버 다운·영상 끊김 없어
개학 반나절만에 어려움 토로…"수업 영상 준비 시간 오려 걸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선생님 잘 보이지? 목소리는 잘 들리니? 자, 출석체크를 할게요. 이름을 부르면 친구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대답하고 친구들한테 하고 싶은 얘기 한마디씩 하세요. 1번 OOO. 들어왔니?"

"네. 들어왔어요. 빨리 급식 먹고싶어요."

9일 오전 8시30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 3학년 7반의 올해 첫 수업이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4차례 미뤄진 끝에 이날 전국 고3·중3 학생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을 했다.

3학년 7반 담임인 조모 선생님은 이날 오전 8시쯤 교실에 왔다. 1교시 온라인 개학식을 준비하고 안내사항을 전달했다.

7반 학생은 모두 24명. 하지만 조 선생님 외에 7반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텅 빈 교실에서 노트북을 이리저리 조작하며 조 선생님은 온라인 개학식을 차분히 준비했다.

"자, 지금부터 온라인 개학식을 시작합니다. 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식 동영상을 준비했으니 시청해주세요." 조 선생님은 16분짜리 영상을 노트북에서 재생했다. 같은 시각 7반 학생 24명은 집에서 영상을 시청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국 중·고등학교의 중·고3 학생들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온라인 개학식을 하고 있다. 2020.04.09 leehs@newspim.com

16분짜리 영상을 재생하는 동안 조 선생님은 계속 실시간 채팅창을 확인했다. 학생들 출석 현황을 파악하고 빠진 학생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온라인 개학식 도중 잡음은 없었다. 서버가 다운되거나 영상이 갑자기 멈추는 등 우려했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16분짜리 영상이 끝나기 1분 전 쯤 화면끊김현상(버퍼링)이 1초 정도 있었지만 문제가 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16분짜리 온라인 개학식 영상이 끝난 직후 텅빈 교실에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침묵은 1분 정도 이어졌다. 조 선생님이 스마트기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에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데 시간이 걸린 것이다. 옆에서 보조를 하던 부담임 선생님이 급히 화면 전환을 도왔다.

부담임 선생님 도움을 받은 조 선생님은 영상으로 출석체크 및 안내사항을 전달했다. 1번부터 24번까지 학생들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했다. 출석체크는 27분이나 걸렸다.

9시13분. 1교시가 끝났다. "쉬었다가 2교시 수업 들어가자. 그런데 제 목소리 잘 들리죠?" 1교시 수업을 마친 조 선생님은 안심이 안 되는 듯 거듭 온라인 수업 상태를 확인했다.

도선고 3학년 학생들은 10여분 쉬는 시간을 갖고 9시30분부터 2교시 수업을 시작했다. 7반 학생들은 '미술 창작 수업'에 참여했다. 예체능인 미술 수업 또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미술교사인 곽모 선생님도 조 선생님과 같이 학생이 1명도 없는 미술실에서 수업을 준비했다. 9시30분이 되자 곽 선생님은 "댓글을 달아서 출석체크 해주세요"라는 공지글을 채팅창에 올렸다. 10초도 안 되는 사이에 학생 10여명이 '네', '출첵요' 등의 답글을 달았다.

곽 선생님은 미리 준비한 영상을 틀었다. 이날 수업은 조소에 관한 내용이었다. 20여분 정도 영상을 재생한 후 학생들이 수업 내용에 따라 그림을 그려서 올렸다.

같은 시각 수학을 가르치는 윤모 선생님은 3학년 5반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텅 빈 교실에서 수학 책과 참고서, 태블릿PC로 온라인 수업을 녹화했다. 준비하는 수업 영상은 20분짜리다. 50분 수업 중 20분은 준비한 영상을 재생하고 나머지 30분은 학생들이 문제를 풀수 있도록 시간을 준다는 게 윤 선생님의 생각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국 중·고등학교의 중·고3 학생들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2020.04.09 leehs@newspim.com

윤 선생님은 "제가 50분 내내 수업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에게 문제풀이 과제를 낸 후 과제물 제출로 출석체크를 대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선고 온라인 개학 오전 수업은 혼란이 없는 상황에서 차분히 진행됐다. 하지만 수업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은 근심이 컸다. 온라인 수업 반나절만에 온라인 개학 한계를 피부로 느꼈던 것이다. 더욱이 온라인 수업용 강의를 계속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조 선생님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니는 조금 어려워 보이고 조회나 출석체크로 적합할 것 같다"며 "소리가 실시간으로 잘 안들리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하루종일 컴퓨터 모니터링을 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하루는 수업하고, 다음 수업은 과제물 대체로 해서 적절히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선생님은 "수업 계획을 설명하는 3분짜리 안내영상을 만드는 데 촬영 30분, 편집 30분 등 총 1시간 넘게 걸렸다"며 "20분 영상을 만들려면 더 많은 시간이 들 것 같다"고 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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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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