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계 온 것 같아 신기해"
[서울=뉴스핌] 임성봉 이학준 기자 = 전국 중·고등학교가 9일 고등학교 3학년,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처음 온라인 수업을 접한 학생들은 색다른 경험에 흥미롭다는 반응이지만 학부모들은 대체로 '접속이 어렵다', '예상보다 수업의 질이 좋지 않은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내놓으며 걱정하는 모습이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다. 16일에는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 4∼6학년이 원격수업을 시작하고 초 1∼3학년은 20일 온라인 개학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국 중·고등학교의 중·고3 학생들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 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도선고등학교에서 선생님 수업을 위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2020.04.09 leehs@newspim.com |
대부분 학교는 이날 교사가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 콘텐츠 및 플랫폼 이용법 등을 안내하는 일종의 '오리엔테이션'과 일부 교과 수업을 함께 진행했다. 온라인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한 이색적인 수업이라면서도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중3 이모(15) 양은 "마치 친구들과 평소 채팅을 하듯 선생님과 대화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미래 세계인 것 같아 신기했다"며 "하지만 선생님이 너무 긴장한 것 같았고 또 컴퓨터 조작이 서툴러서인지 수업 흐름이 뚝뚝 끊긴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고3 양모(18) 군은 "특별한 수업이 진행됐던 것은 아니지만 집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편했고 등하교를 하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공부할 시간도 더 많아졌다"며 "다만 영상이 중간에 끊긴 적이 몇 번 있었고 선생님이 접속 오류를 겪는 학생들도 챙기고 오리엔테이션도 함께 진행하다 보니 수업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온라인 수업 플랫폼 접속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불만이 들끓고 있다.
중3 자녀를 둔 정모(52) 씨는 "아이가 온라인 수업 플랫폼에 접속하지 못해 아침부터 30분 동안 휴대폰을 들고 안절부절 했다"며 "특히 온라인 수업 특성상 아이의 집중력이 금방 흐트러지다 보니 조금만 눈 돌리면 금세 딴짓을 한다"고 말했다.
중3, 고3 학부모 지모(51) 씨는 "시작부터 접속이 어려워 담임교사에게 온라인 수업 주소를 받아 40분만에 간신히 접속했는데 실시간 화상 수업 없이 EBS 강의 동영상만 계속해서 틀어줬다"며 "아무래도 대면 수업과 달리 긴장감도 별로 없어서 아이들이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지루해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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