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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오랜만에 약속", 거리두기 완화에 술집·식당은 '불야성'

기사입력 : 2020년04월22일 05:00

최종수정 : 2020년04월22일 09:03

종각역·신촌역 등 서울 번화가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

[서울=뉴스핌] 김경민 이학준 기자 = "3월보다는 많이 좋아졌죠. 지금은 평소 때보다는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오는 편이에요."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한 일식집 사장은 21일 "지난주 금요일과 주말에는 대기자도 받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직장인들의 퇴근이 시작된 오후 6시 30분쯤이었지만 일식집 사장은 주문을 받기에 여념이 없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100석 가까운 자리가 절반 정도 찼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주변에 평일임에도 불구 직장인과 시민들이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고있다. hakjun@newspim.com 2020. 04. 2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되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부 완화되자 식당과 술집 등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그간 코로나19 여파로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던 서울 주요 번화가가 다시 활기를 찾은 모습이다.

이날 오후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은 종로구 세종대로를 두고 두 분류로 갈라졌다. 일부는 퇴근을 위해 인근 지하철 광화문역 종각역, 버스 정류장 등으로 향한 반면 일부는 종각역 부근에 형성된 이른바 '먹자골목'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평일이었지만 종각 젊음의 거리는 평소 주말과 다름 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아직 코로나19 불안감에 모두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지만 식당과 카페 등을 향하는 발길은 거침이 없었다. 직장인 강모(27)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저녁 한 끼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나왔다"고 했다.

20·30대 남녀의 데이트 코스로 잘 알려진 종로구 익선동 주변도 코로나19 먹구름이 상당히 가신 듯했다. 연인들은 마스크를 쓴 채 분위기 있는 카페 앞에서 사진 찍기에 몰두했다. 빵집과 카페, 술집 등에는 마스크를 벗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고깃집 사장은 "3월에 비해서는 사정이 많이 좋아진 편"이라며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다"고 밝혔다. 시민 이모(30) 씨는 "확진자도 10명 아래로 내려갔고 많이 진정되는 분위기여서 한창 확진자가 늘어날 때보다 안전해진 것 같다"며 "날씨도 시원해서 오랜만에 밖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촌역 일대가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2020.04.21 kmkim@newspim.com

마포구 신촌역 일대도 20·30대 젊은층의 시민들이 모이면서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특히 일대 카페는 대학생들로 가득 찼다. 한 카페 종업원은 "어제보다도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뒤로 가장 많은 것 같은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해했다.

급기야 카페는 오후 5시가 넘자 만석을 이뤘다. 대부분 노트북을 켜두고 공부를 하는 모습이었다. 옆자리 간격이 워낙 좁은 탓에 마스크를 벗지 않은 시민들도 더러 눈에 띠었다. 인근 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대학생 김모(22·여) 씨는 "우리 학교는 원칙적으로 중간고사를 보지 않는데 퀴즈나 과제를 준비하기 위해 왔다"며 "집에 있어봤자 공부도 안 돼서 나왔는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했다.

오후 6시가 다가오자 식당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식당 앞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수칙이 적혀 있었고, 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한 곳도 있었다. 다만 체온계로 발열 체크를 하는 곳은 찾기 힘들었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는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식사 직전까지 마스크를 쓰고 있던 대학생 조모(26) 씨는 "일부러 저녁시간 때를 피해서 조금 일찍 왔다"며 "코로나19가 잦아든 것 같지만 아직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오후 7시가 넘어가며 밤이 깊어지면서 불 밝힌 술집으로 향하는 시민들이 늘었다. 일부는 손님이 몰려 대기명단을 적어야 하는 곳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30·여) 씨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완화돼 오랜만에 날을 잡고 나왔다"며 "그래도 혹시 몰라서 손세정제를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촌역 일대 먹자골목.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2020.04.21 km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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