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산업

속보

더보기

'초저유가' 중국엔 대외 영향력 강화 기회, 수입량 늘려야 <중국 전문가>

기사입력 : 2020년04월22일 16:59

최종수정 : 2020년04월22일 17:13

포스트 코로나 경기 회복, 석유 국내 수요 증가 기대
중국 정부 석유 비축량 확대 목표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를 두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국이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초대형 국유 정유 3사가 입을 단기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중국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장기 전략적 차원에서 석유 수입량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상황적 이점을 활용하면 국제 원유 시장은 물론 더 나아가 금융 시장에서도 '차이나 파워'를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이유에서다. 

◆ 코로나19 가장 먼저 '탈출', 2분기 석유 수요 증가 기대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손실 확대, 주가 하락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국유 정유 기업들은 '설상가상' 국제 유가 폭락의 위기까지 맞았다. 과거 높은 가격에 산 원유 비축분의 가치 하락인 '재고평가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제련 기술 낙후로 생산 원가 높은 구조적 문제로 향후 정유 수익 하락이 불가피 한 상황이다. 3대 국유 정유사인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중국석유화공그룹(Sinopec), 중국해양석유그룹(CNOOC )은 최근 비용 절감을 외치며 긴축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국내 원유 시추 및 정유산업 발전을 위한 석유 증산계획에 따라 국내 석유 시추 규모와 정유량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국제 유가 하락이 매우 달갑지 않는 상황이다. 본보 22일 보도 <중국 3대 정유업체, 초저유가 시대 '비용절감·생산확대' 이중고> 참조

그러나 중장기적 시각에서 국제 유가 폭락이 석유 수입의존도가 높은 중국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의 국유 정유기업 관계자는 21스지징지바오(21世紀經濟報道)와의 인터뷰에서 "석유 수입 대국인 중국은 저유가 시기를 이용해 석유 수입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2분기 본격적인 경제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어서 3월과 4월 석유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수출 수요 감소라는 악재가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방출과 양적완화 정책으로 내수가 늘어나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전체 석유 소비량의 70%를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으로선 가격이 쌀 때 석유 수입량을 대폭 늘리는 것이 이론적으로도 매우 유리한 전략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04년 원유 가격 급락 시기 중국 3대 국유 정유사는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원유 수입가 하락이라는 좋은 기회를 놓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현재는 자금력이 풍부하고 운영 효율성이 높은 민간 정유사도 원유 무역에 참여하고 있어 과거보다 저유가 시대에 대비하기 훨씬 좋은 환경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 정책도 민간 정유업계의 수입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 상무부는 2020년 2차 민간기업 수입 원유 할당량을 발표했다. 통상 6~7월에 발표되는 2차 수입 쿼터 보다 2개 월이 넘게 앞당겨졌다.

저우궈샤(周國霞) 석유산업 전문가는 "상무부가 2차 민간 원유 수입 쿼터를 이렇게 빨리 발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기업의 경영과 생산시설 재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정유사들이 저유가 시기를 이용해 수입량을 대폭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부족한 석유 비축 시설 문제도 민간 정유사를 통해 다소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간에 석유 비축 시설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민간 정유사의 비축 설비, 수송로 및 원유 수송선 등을 충분히 활용해 석유 수입량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중국 석유 '구매력' 내세워 국제 영향력 키워야 

쩌우지(鄒驥) 에너지기금회 회장도 "초저유가 시기에 투자를 확대하는 '역주기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 전력(발전) 산업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중국 에너지 산업 발전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인 석유 비축량 확대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에너지 전문가 린보창(林伯強)도 "살수만 있다면 가능한 많이 석유를 사들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비축 석유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중국의 석유 비축량 규모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제시한 기준에 못 미치는 점을 지적했다. IEA는 순수입량 기준 90일분의 석유를 비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 같은 기준에 따르면 중국의 석유 비축량은 7억4300만 배럴에 달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중국의 원유 비축량은 꾸준한 확대 정책에도 3억 배럴을 조금 넘어선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원유 비축량을 5억 300만 배럴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이 같은 목표 달성이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린보창은 "중국의 경제 산업 발전 추세를 볼 때, 비축 석유량을 120일까지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라며 저유가 시기를 이용해 중국 정부가 공격적인 석유 확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한 인프라 확충도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석유 비축 시설 확충도 이뤄져야 한다. 석유비축 창고, 수송관로 등 기초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설비 운영 효율 제고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초저유가 사태가 중국의 대외 영향력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현재로선 처치 곤란의 석유를 대규모 수입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중국으로, 막강한 구매력을 내세워 과거 미국이 '오일 달러'로 국제 금융 시장을 장악한 것과 같이 '차이나 파워'를 강화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js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