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연체율 변동 없어, 실물경기 후행 특성
지난 2월부터 실물경기 위축...2분기부터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신정·김규희 기자 =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금융권의 연체율 상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체율 상승은 곧 금융 자산건전성 부실을 의미하는데 금융권 안팎에선 이르면 5월부터 연체율 상승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실물경기가 위축된데다 지난 4월부턴 정부 주도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금융권의 연체율은 눈에 띌만한 큰 변동은 없었다. 업계 1위를 기록한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 연체율이 0.31%를 기록했고, 우리금융지주도 연체율 0.31%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KB금융지주는 0.24%를 기록했다. 금융지주 대부분 지난해 4분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IBK기업은행도 총 연체율 0.52%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금융권에선 2분기 이후를 더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난 2월부터 시작돼 1분기 실적에 거의 반영되지 않은데다, 기업과 자영업자의 부실 여부가 적어도 실물경기가 위축된 뒤 몇 개월 후에 지표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다. 은행권 연체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래프=케이프증권 |
실제 지난 2월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0.43%로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잠정)'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 0.43%로 전월 말 0.41% 대비 0.02%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2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1조4000억원)이 연체채권 정리규모 9000억원을 넘겨 연체채권 잔액(7조4000억원)이 5000억원 증가한 탓이다. 다만 전년 동월 말(0.52%)에 비해 0.09%포인트 내려갔다.
특히 기업과 자영업자(개인사업자) 연체율이 모두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54%로 전월 말(0.51%)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0.58%로 전월 말(0.54%)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월 말(0.33%) 대비 0.02%포인트 뛰었다.
은행 연체율은 은행의 보유자산 중 가장 중요한 대출채권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다. 대출채권 중 납입기일 내 상환되지 않고, 연체상태에 있는 대출채권이 은행의 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금융권 안팎에선 정부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한해 대출 만기와 이자유예를 최소 6개월 연장해줬지만 코로나19영향이 지난 3~4월에 반영되면서 5월 지표부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시장에선 2분기, 3분기에나 기업과 개인 대출 상환에 경고등이 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 들어서는 대출을 제때 못갚아 연체율 상승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도하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은행 연체율이 1개월 이상 연체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과 코로나19에 의한 실물경기영향이 2월 중순부터 본격화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연체 발생시기는 3월, 온기로 파악 가능한 연체율은 4월 지표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카드사 상황도 마찬가지다. 카드사들은 정부 요청에 따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영세·중소가맹점에 이자 상환 유예 및 대출기간 연장 등 금융 지원책을 제공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부실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제 '불황형 대출'로 통하는 카드론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7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3월 카드론 이용액은 4조3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8825억원) 증가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1~3월 연체율에 대한 자료는 아직 집계된 것은 없으나 최근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카드론 증가가 곧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어 우려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기업들이 손실을 전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카드사태를 경험한 바 있는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연체율 상승 등으로 부실채권이 늘어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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