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경고를 늦추라는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이 나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직접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와 경고를 연기해 달라고 말했다는 것.
시진핑(習近平) 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도가 나오자 WHO는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박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서는 상황과 맞물려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10일(현지시각)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독일 연방정보국(BND, Bundesnachrichtendienst)의 문건에서 지난 1월 시 주석이 WHO에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전세계적인 경고를 늦출 것을 압박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BND의 문건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월21일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로 코로나19와 관련해 논의를 가졌을 때 사람을 통한 바이러스의 감염과 팬데믹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하지 못하도록 저지했다.
이 때문에 주요국은 바이러스 확산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4~6주 가량 잃은 셈이라고 BDN은 판단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사태 중국 책임론과 맞물려 커다란 후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WHO 측은 즉각 슈피겔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WHO는 트윗과 공식 발표문을 통해 시 주석과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1월21일 전화 통화를 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WHO는 오히려 1월20일까지 중국에 바이러스의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을 UN에 보고할 것을 거듭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1월22일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사람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WHO는 강조했다.
WHO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중국 외교부 역시 30페이지 분량의 발표문을 내고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대응했고, 국제 사회에 투명하게 사실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발현했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지적에 대해서도 거듭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함께 WHO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WHO가 중국 공산당의 '파이프 오르간'이라고 지적하고, "그들은 사실을 몰랐거나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을 몰랐다"며 WHO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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