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째 원산 통치' 보도 나와…코로나19 피신 가능성
靑 '수술·시술설' 부정에도…'건강 리스크' 꾸준히 언급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잠행'에 돌입했다.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이후 21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건강이상설' 등이 불거졌던 지난달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의 '깜깜이 행보'지만 다시금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통신] |
◆ 강원도 원산 체류설…코로나19 때문?
중앙일보는 22일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이후 평양을 비운 채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보도가 사실일 경우 김 위원장은 40일째 원산에 머물며 '원산 통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원산에는 김 위원장이 이용하는 특각(별장)이 있다. 이곳에는 9개의 대형 게스트 하우스와 레크레이션 센터, 사격장, 경마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근에는 김 위원장의 '1호 열차'가 정차할 수 있는 원산역이 있다. 열차에는 전용 승용차가 실려 있으며 목적지 인근 역에 도착하면 승용차로 갈아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중앙일보는 김 위원장이 준공식 이후에도 군부대를 방문하거나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상황을 채기며 비공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는 북한 관영 매체의 김 위원장 공개 활동 보도만 없을 뿐 신변에는 이상이 없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이 원산에 체류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도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 리스크'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왼쪽부터)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 위위원장.[사진=뉴스핌 DB] |
◆ 靑 '수술·시술설' 부정에도…'건강 리스크' 꾸준히 언급 돼
이준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은 김 위원장이 굳이 안가도 되는 행사"라며 "김재룡 내각총리가 해도 되는 일정을 소화한 것은 당시 각종 설들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하며 "당시 준공식 때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뭔가 부자연스러웠다"며 "육체적으로 뭔가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지난 3일 김 위원장이 수술 또는 시술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김 위원장을 둘러싼 '심혈관 시술설'을 불식했다.
하지만 김일성·김정일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는 가족력과 김 위원장이 초고도비만이라는 점과 음주, 흡연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건강 상태는 일종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서 확인된 그의 불편해 보이는 거동과 심하게 부은 것으로 추측되는 얼굴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게 한다는 평가다.
2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전날 CSIS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 여전히 북한 정권 지속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가 다시 나타나긴 했지만 건강 이상 우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길어지는 잠행과 관련해 "올해 1월에도 21일의 (잠행이) 있었다"며 "예의주시 중"이라고 했다.
단 김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