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부실 회계 의혹 처음으로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날
정의연 관계자들, 굳은 표정으로 등장...취재진 질문엔 침묵 일관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열린 25일 정의기억연대엔 적막감이 맴돌았다. 이날 열린 정례 이사회에 참석한 정의연 이사진들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회계부정 의혹과 안성 위안부 쉼터 고가 매입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20.05.19 dlsgur9757@newspim.com |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이 있는 주택가 골목은 출근을 하거나 산책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시민들만 1~2명 보일 뿐이었다. 정의연 사무실 인근에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도 조용하긴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가 임박하자 정의연 관계자들이 골목길로 속속 등장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노 코멘트"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어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보고 (정의연의) 입장을 낼지 말지 결정하겠다"며 "변호사한테 문의하라"고도 했다.
또 다른 정의연 관계자들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이 할머니 기자회견에 정의연 측도 참석하냐", "심경이 어떠냐"는 등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사무실로 모습을 감췄다.
정의연 관계자들은 2개의 출입구 중 주차장이 있는 1층 출입구로 들어갔다. 취재진의 눈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시작되는 2시쯤이 되자 정의연 이사진들도 한 두명씩 사무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예정된 정례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의식한 듯 십여명의 정의연 이사진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사무실로 걸음을 재촉했다.
취재진들은 "지금 기자회견 진행 중인데 한 말씀만 해달라",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이 할머니 기자회견에 왜 참석하지 않은거냐", "이사회 안건이 무엇이냐"는 등의 질문을 했지만 이들은 침묵했다.
한 이사진 관계자는 "이사회 시간이 오늘 왔다갔다 했다"며 "검찰 압수수색 때문에 앞으로 얘기 안 하겠다고 이미 말했고 검찰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만 했다.
또 다른 인사는 "이사진들이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양해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날 정의연 이사회 안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 할머니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연에 대해 추가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대응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연 부실 회계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 40분쯤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2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정의연과 정의연 대표를 지낸 윤 당선인의 부실 회계 및 기부금 사적 유용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지난 7일 이후 18일 만이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장에 갔다 온 할머니와 위안부는 많이 다르다"면서 "생명을 걸고 끌려간 위안부와 정신대 할머니와 어떻게 같냐"고 지적했다.
정의연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선 "생각지도 못한 (각종 정의연 의혹) 내용이 나왔다"며 "이는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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