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6일부터 원 구성 본격 협상 시작
법사위·예결위 위원장직 놓고 기싸움 '팽팽'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여야가 26일부터 본격적으로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나선다. 쟁점은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다. 여야 모두 두 상임이원장 자리를 차지하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미래통합당 내에서는 180석에 달하는 거대 여당이 두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려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미래통합당 한 중진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모두 가져간다고 하는데, 그럴거면 국회를 해산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여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05.14 kilroy023@newspim.com |
거대 여당이 법안의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원장과 국가 예산을 최종 결정할 수 있는 예결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하게 되면 국회 본연의 기능이 견제와 균형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통상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는 교섭단체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돼왔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 11~12개의 상임위원장 몫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자리는 9개였다.
민주당은 늘어나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으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180석에 달하는 거대 여당이 구성된 만큼 국정 운영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예결위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집권여당이 당연히 맡아서 책임 있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합당은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오히려 야당이 두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차원에서 보면 예결위와 법사위 위원장을 전부 야당이 가져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두 당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원 구성 협상도 난항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여당에서는 예결위원장직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법사위원장을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도 있다. 조건은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해 상임위를 통과한 법이 법사위에서 막히는 일이 없도록 해 법안 추진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역시 통합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도읍 미래통합당 법사위 간사는 최근 법사위 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그런 주장을 하기 전에 각 상임위에서 얼마나 심도 있게 이견을 조정해 법안을 심사했는지, 위헌적 법률을 제대로 걸러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는)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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