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5일 첫 본회의 개의...통합당도 참석 후 퇴장
범여권, 국회의장 박병석 선출
여야, '법사위' 배분두고 8일까지 전쟁 예고
[서울=뉴스핌] 김승현 조재완 김태훈 기자 = '일하는 국회'를 표방한 21대 국회가 시작부터 반쪽으로 출발했다. 177석 '공룡 여당'의 단호한 결단에 5일 첫 본회의는 예정대로 열렸지만, 미래통합당이 곧바로 퇴장하며 절름발이 회의로 진행됐다.
국회 보이콧(거부)까지 검토했던 통합당은 '발목잡기' 프레임을 우려해 등원했으나, 주호영 원내대표의 항의성 의사진행발언을 끝으로 소속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민주당은 단독으로 국회의장을 선출했다.
우여곡절 속 국회의장단을 꾸린 국회는 오는 8일 예정된 상임위원장 전쟁을 앞두게 됐다. 여야는 법제사법위원회 배분을 두고 한 치의 양보없이 대치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본회의장을 퇴장 하고 있다. 2020.06.05 leehs@newspim.com |
이날 본회의는 21대 국회 최연장자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임시의장을 맡아 열렸다.
김진표 의원은 의장석에서 "현재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도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큰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며 "오늘 선출되는 의장단과 동료 의원분들 하나되서 21대 국회를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국회,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회로 만들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진 의사진행발언에서 "국회법에 보면 5일날 첫 회의를 열고 의장단 선출하게 되어 있지만, 조항은 아시다시피 훈시조항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조항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20차례 개원에서도 한 번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갑자기 법에 정해진 것이니까 열어야 한다고 열고 있다. 오늘은 성립할 수 없는 날"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오늘 본회의에 온 것은 이 점을 지적하고 항의하기 위해 왔지, 오늘 본회의 인정하기 위해 참석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국회일수록 야당의 존재와 주장이 국회를 국회답게 한다는 점을 명심해주시고 177석이니까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 21대 국회는 출발부터 순항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 후 통합당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어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을 앞두고 물을 마시고 있다. 2020.06.05 leehs@newspim.com |
김 수석은 "21대 국회는 준법국회가 돼야 한다. 통합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잘못됐던 과거 전례에 따라 퇴장한 것"이라며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상이 달라졌듯이 국회도 21대 국회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정쟁 때문에 국회를 멈추고 법을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은 과거 잘못된 관례가 얼마나 헌법과 국회 관계법에 위배됐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사진행발언이 끝난 후 민주당은 단독으로 국회의장단 선거를 치러 박병석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통합당은 곧바로 의원총회를 다시 열고 후속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국회의장단 선거를 막지 못한 통합당은 오는 8일 예정된 상임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전쟁을 예고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전날 저녁까지 회동했으나 상임위 배분을 두고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통합당은 18개 상임위 중 법사위와 예결위를 포함한 7개 상임위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법사위와 예결위를 이번에는 야당에 줄 수 없다며 18개 상임위를 모두 독식할 수도 있다는 엄포를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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