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메르켈 총리 제시한 타엽안 합의 만족하지 않아"
주한 미국 감축 카드 꺼낼지 촉각
[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나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일에 주둔한 미군을 2만5000명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불만이 독일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라고 말해, 현재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주한미군에도 불똥이 튈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독일에 주둔한 미군의 수를 2만5000명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이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게 필요한 방위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언급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코로나19(COVID-19) 대응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4.01 gong@newspim.com |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무역에 관한 타협안을 제안했지만 자신은 이 합의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의 군사비 지출액 등을 문제 삼아 주독 미군을 줄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직접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독일을 방어하고 있지만 독일은 수년 간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그들이 지불할 때까지 우리는 우리 병사의 수를 약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까지 수천 명을 줄이는 등 주독 미군을 9500명 감축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 경우 3만4000명인 주독 미군이 2만5000명으로 줄어든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임시 또는 순환배치 병력을 포함해 독일 주둔 미군 규모를 2만5000명으로 상한선을 씌울 것이라며 현 시스템에서는 순환배치 병력과 훈련 참가 병력 등을 포함해 독일 주둔 미군은 최대 5만2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약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5만2000명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나토 회원국은 미국에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독일의 방위비 지출 비중은 1.36%로 이 기준에 크게 못미치고 달성 연도도 2031년으로 제시한 상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나는 독일에 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많은 다른 나라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방위비 협상 타결 압박용으로 주한미군 감축을 꺼내들 수 있고, 특히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대선 카드로 이를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주독미군의 감축은 방위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출범 후 계속된 양국의 불편한 관계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한국은 GDP 2%를 넘는 방위비를 지출하는 등 독일과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