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추가법인세 30% 인상시 법인 주택매매 절세 효과 없어져
"노무현 정부와 조정지역 달라…조정지역에만 30% 적용 합당"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들이 법인 명의로 주택을 사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 주택추가법인세율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주택자들이 주택 매매시 양도소득세, 대출 등 각종 규제조건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법인 명의를 활용하는 것을 막는 조치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빠르면 17일 내놓을 추가 부동산 대책에서 주택추가법인세율을 30%로 올릴 것으로 유력시된다. 최근 국세청은 법인이 내는 세금인 주택추가법인세 세율을 기존 10%에서 올리도록 기획재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최근 들어 부동산 법인 설립이 급증한 점을 모니터링해 왔다. 일부 투자자가 부동산 법인을 이용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하거나 다주택자 규제를 회피했다고 파악해서다.
지금까지는 다주택자들이 법인을 만들어 주택거래를 하면 양도소득세 측면에서 유리했다. 법인세율이 개인의 양도소득세율보다 낮기 때문. 이승현 진진세무회계 대표 회계사가 주택 양도시 1억·2억·3억원의 차익이 발생한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한 결과, 개인의 양도소득세보다 법인세가 최대 5800만원 적게 나왔다.
개인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팔거나 단기매매를 하면 양도소득세율이 오른다. 비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팔 때는 일반세율(6~42%)이 적용되지만,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팔면 일반세율에 10~20%포인트(p)의 중과세율이 붙는다. 3주택 이상자는 20%p 중과세를 내야 한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상관없이 집을 사서 1년 안에 팔면 단기세율(40%)이 적용된다. 내년부터는 1년 안에 팔면 단기세율이 50%로 오르며, 2년 안에 팔면 세율이 40% 적용된다.
반면 법인은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팔거나 1년 안에 단기매매를 해도 법인세율이 그대로다. 단지 법인이 주택거래 시 붙는 주택추가법인세율로 양도차익의 10%를 더 낼 뿐이다.
이승현 진진세무회계 대표 회계사는 "개인이 비조정지역에 투자했더라도, 그 지역 집값이 오른다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결국 개인은 비조정지역 주택을 사더라도 나중에 팔 때 양도세 중과세를 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인은 중과세, 단기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인보다 유리하다"며 "또한 법인은 양도세 뿐 아니라 취득세, 대출, 증여세를 비롯한 각종 규제에서도 개인보다 운신의 폭이 넓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주택추가법인세율을 30%로 올리면 법인이 누리는 절세 효과가 없어진다. 법인이 주택 매매시 적용받는 세율이 개인의 양도소득세율 최고 세율과 비슷해지기 때문.
주택추가법인세율 30%은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도 실시한 정책이다. 다만 지금은 노무현 정부 시절과 조정대상지역 범위가 다른 만큼 주택추가법인세율 30% 적용지역도 달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이 회계사는 "노무현 정부 때는 전국이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는 조정대상지역이어서 주택추가법인세율 30%도 전국에 적용했다"며 "반면 지금은 전국이 아닌 일부 지역만 조정지역이기 때문에 주택추가법인세율 적용도 조정지역에 한정하는 게 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인세 관련해서) 종합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세율, 적용 시점은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