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단독] 박정오 "정부가 대화 제의하면 21일 페트병 살포 중단할 수도"

기사입력 : 2020년06월17일 07:03

최종수정 : 2020년06월17일 07:03

박정오 큰샘 대표, 뉴스핌과 단독인터뷰서 속내 밝혀
"페트병에 한 번도 대북전단 넣은 적 없어...수거도 했다"
"바닷가서 쌀 주워먹는 北 사람들, 우리가 뭘 잘못했나"
"정부, 교류협력법 위반 고발했지만 대화 제의도 없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정부가 지금이라도 대화 제의 등 관련 절차를 밟으면 남북관계와 접경지역 주민들을 고려해 쌀(페트병) 보내기는 미룰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한번도 쌀을 보내지 말라고 통지를 하거나 대화를 요청해온 적이 없다."

지난 5년 간 페트병에 1㎏ 남짓 쌀을 담아 북한으로 보내는 활동을 펼쳐온 박정오 큰샘 대표는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가슴 속에 묵혀 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큰샘은 최근 정부로부터 남북교류협력법, 공유수면법을 위반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 당했다. 심지어 16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발을 유도하게 만든 1차 원인 제공자가 되어버린 형국이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북한 내 최고 지도부가 잇따라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쌀페트병 살포를 비난하면서 남북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박 대표는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 간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는 상황에도 불구, 오는 21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서 북측으로 500㎏ 분량의 쌀을 페트병에 담아 보낼 계획이다. 그는 왜 페트병에 쌀을 담아 북측으로 날려보내는 작업을 멈출 수 없는 것일까. 며칠 간의 계속된 설득 끝에 16일 서울 강남 일원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어렵게 만나 복잡한 속내를 들어봤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16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카페에서 박정오 큰샘 대표와 뉴스핌의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다. noh@newspim.com

박 대표는 기자에게 "정부가 지금이라도 일방 통보가 아닌 소통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게 할 경우 최근 악화되는 남북관계를 감안해 쌀페트병 살포 계획을 미룰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정부에서 (우리와 먼저 대화를 했다면) 이 나라 국민으로서 (쌀페트병 살포를 연기하는 것을) 할 수 있다"며 "양보도 하고 기다릴 줄도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가) 처음부터 깔아뭉개기식이었다"며 "지금까지도 (통일부에서) 한 번도 전화를 한 적이 없다. 정부가 계속 이렇게 나오면 절대로 양보할 생각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16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내 위치한 '큰샘' 사무실에서 박정오 대표가 대북 쌀페트병에 들어가는 구충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oh@newspim.com

◆ "페트병에 대북전단 넣은 적 없어…해양쓰레기 개념 알고 있고 수거작업도 했다"

정부는 큰샘 측이 남북교류협력법(제13조) '미승인 반출', 공유수면법(제5조) '폐기물' 부분을 위반했다고 판단, 이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교류협력법과 관련, 최근 유권해석을 통해 위법이라고 결정을 내린 이후 이뤄진 조치다. 하지만 박 대표는 공유수면법 위반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고 무겁게 입을 뗐다.

박 대표는 "남한에 산지 20년이 됐다. 해양쓰레기가 뭔지 안다"며 "쌀페트병을 살포하면 해안선을 통해 북쪽으로 가는지 다 본다. 단, 기슭에 걸리면 쓰레기가 되기 때문에 이를 수거해 다음에 다시 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페트병은 뚜껑이 닫혀있기 때문에 (다시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성경책을 넣어 북측으로 보내는 일부 단체와는 기본적으로 페트병과 뚜껑이 큰 통이라는 외형상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아울러 쌀페트병에 북한 체제를 자극하는 대북전단 내용을 단 한 번도 넣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6년 4월 7일 처음 쌀페트병 살포를 시작할 때부터 강화경찰서, 해안경찰 등이 현장에 나와서 페트병을 다 확인했다"며 "대북전단을 안 넣었다는 건) 속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강화경찰서 분들은 구명환(구명부표, 물에 빠진 사람의 몸을 물 위에 뜨게 하는 바퀴 모양의 기구)도 가지고 온다"며 "쌀페트병을 던지다가 우리가 바다에 빠질까봐 그런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그런 부분은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탈북민 단체 큰샘 측이 북한에 보내는 쌀페트병. 2020.06.16 noh@newspim.com

◆ "쌀페트병, 황해남도 과일군으로 흘러가"

박 대표는 쌀페트병을 강화 석모도에서 살포하면 북한 황해남도 남서부 해안에 있는 과일군으로 흘러간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병사들이 페트병을 주워 주머니에 넣고 생쌀을 먹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또 민가로 가서 밥 좀 해달라고 하고 함께 나눠 먹는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우리 원수인가. 우리 아들, 딸들 아닌가"라며 "바닷가에서 미역, 조개 하나라도 더 주으려고 나온 제일 힘든 사람들, 노약자들에게 (쌀을)보낸다는 데 뭐가 잘못됐는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박 대표는 "최근 남북관계가 어려워진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정부가 성의 있는 대화를 제의해온다면 쌀페트병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당분간 미룰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하지만 지금처럼 아무런 대화도 없이 일방적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논의 없이 절차가 진행된다면 인도적 차원에서 쌀을 (북측에)보내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스핌>은 지난 12일 [단독] 박정오 큰샘 대표 "정부, 쌀페트병 살포 자제 요청 없었다…수사할 테면 해보라" 기사를 통해 통일부와 탈북민단체 간 '소통 부재'를 지적한 바 있다.

noh@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