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해안 연안 갯벌에서 주로 번식하는 멸종위기 1급 생물인 노랑부리백로가 내륙인 금강 세종보 인근에서 먹이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1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12일 세종시 금남면 세종보 주변 농경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노랑부리백로(Egretta eulophotes)'의 먹이활동을 포착했다.
이번에 발견된 노랑부리백로는 중국 등지에서 월동을 마치고 국내 다른 서식처나 러시아로 이동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크기는 약 65cm로 1년 이상 성장한 개체다. 지금까지 단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새목 백로과에 속한 노랑부리백로는 우리나라 서해안 연안의 갯벌이나 무인도에서 번식하는 여름철새다. 낙동강 유역, 속초 등에서 발견된 기록이 있다. 하지만 서해 방향 내륙 지역인 세종보 인근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노랑부리백로 모습 [사진=환경부] 2020.06.21 donglee@newspim.com |
노랑부리백로는 갯벌 매립, 서식지 파괴 등의 이유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국제적인 수준의 보호 및 보전이 필요한 종이다. 세계적으로 약 3000마리가 남아있으며 동남아, 일본 남부, 중국 남동부 등에서 월동하다가 여름에 번식을 위해 한반도나 러시아로 이동한다. 국내에서는 서해안 섬 지역, 연안 갯벌 등에서 종종 발견된다.
노랑부리백로 성체의 몸길이는 약 65㎝ 내외로 온몸이 흰색이고 부리와 발은 노란색, 다리는 검은색을 띤다. 번식기에 발달하는 머리의 긴 장식깃들이 특징이다. 해안의 만, 간석지, 갯벌, 해안 습지 등지에 서식하며, 물고기나 갑각류 등을 잡아먹는다.
노랑부리백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세계적색목록(Red list)에 등재된 취약(Vulnerable, VU) 종이며 한국 국가생물적색목록에도 위기(Endangered, EN) 종으로 지정돼 보호 받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노랑부리백로가 지속적으로 내륙 지역에도 출현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주로 서해안을 따라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랑부리백로가 내륙인 세종보 인근에서 발견된 것은 조류학회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생태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모래톱과 하중도가 잘 형성된 금강 중류 구간은 백로류가 머물기 좋은 환경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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