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미국 미시시피 주(州)가 주 깃발에서 노예제도의 잔재이자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져온 '남부연합기(Confederate battle flag)' 문양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28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미시시피주 하원과 상원은 주 깃발에서 남부연합기 문양을 제거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각각 통과시켰다. 하원은 찬성 91 반대 23, 상원은 찬성 37 반대 14였다. 민주 공화 양당의원들 모두가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주 깃발 문양에 대한 최종 결정은 주지사 서명으로 입법 절차가 완료되면, 오는 11월 3일 대선 투표 때 주민투표에 부쳐져 새로운 깃발 문양이 결정된다.
주 깃발이 교체되면 이는 남북전쟁에서 남부가 패배한지 거의 한 세대가 지나 미시시피주의 백인 우월주의자 의원들이 이 상징을 깃발에 넣은지 거의 100년만의 일이 된다. 미시시피주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유일하게 최근까지 남부연합기 문양을 주 깃발에 사용해 왔다. 지난 2001년에도 깃발 변경 투표가 실시됐지만 무산된 바 있다.
공화당 소속인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통과된 의안에 곧 서명할 것이며, 그 즉시 이 깃발은 공식 주 기로서의 지위를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 서명할 것인지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남부연합기는 붉은 바탕에 파란 줄이 X모양으로 쳐 있고, 파란 줄 안에 하얀 별들이 박혀 있는 문양이다.
이는 미 남북전쟁 당시 노예 소유를 인정한 남부연합 정부의 공식 깃발이다. 미국 내에서 이 깃발은 인종차별주의, 백인 우월주의를 나타내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논란이 돼 왔다.
미시시피주는 1894년 주 의회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흑인의 정치적 힘이 커진 데 반발, 남부연합기 문양이 들어간 깃발을 주의 깃발로 사용하도록 입법화했고 이것이 100년 넘게 이어져왔다. 2001년에 깃발 변경 투표가 실시됐지만 무산됐다.
이번 미시시피 주 깃발 변경 결정은 최근 영향력 있는 기업과 종교, 스포츠 인사들이 적극적인 비판에 나서면서 나온 것이다.
리브스 주지사의 서명으로 입법 절차가 완료되면 미시시피는 대선이 열리는 11월 3일 새 깃발 문양을 정하기 위한 투표를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미시시피주 깃발 [자료=미시시피 주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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