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 포함 '전자부품‧컴퓨터' 경쟁력 가장 많이 상승
日 수출규제 이후 '수입 어렵다' 23.5% 그쳐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등을 수입하는 주요기업들의 경쟁력이 이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일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비금융 업종 '2019년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일본과의 수입거래가 있는 우리기업 149개사를 대상으로 '일본 수출규제 1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변화'에 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2019년 7월 이후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경쟁력 변화 [그래프=전경련] 2020.06.30 iamkym@newspim.com |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일본 소부장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한국 소부장 경쟁력은 지난해 7월 89.6에서 올해 6월 91.6으로 소폭 상승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및 한국에 대한 화이트국가 제외 조치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 소부장 경쟁력이 일본의 조치 이전보다 오른 것이다. 다만 여전히 일본의 90% 내외 수준에 머물고 있어 소부장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업종별로 일본 대비 경쟁력 변화를 살펴보면, 반도체‧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이 92.7에서 98.7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지난해 7월초 3대 품목(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수출규제 이후 이들 품목에 대한 경쟁력 강화 노력이 가장 컸음을 알 수 있었다.
이어 ▲1차 금속 제조업 88.1→92.5 ▲식료품 제조업 91.9→96.3 ▲기타기계 및 장비 제조업 97.0→101.0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96.1→97.8 순으로 경쟁력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출규제 및 한국에 대한 화이트국가 제외조치 이후 일본으로부터 소부장 수입에 실질적 어려움을 겪은 경험에 대한 조사에서는 '실질적 어려움이 없었다(45.6%)'는 응답이 '어려움이 있었다(23.5%)'는 응답보다 많았다.
이는 일본의 조치가 실제 수출규제로 이어진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음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실제 조사대상 기업의 68.5%는 수출규제 이후에도 소부장 수입선을 국내 또는 제3국으로 대체하지 않고 종전과 같이 일본에서 수입을 계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나머지 31.5% 기업은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국산화 등 공급선 변화를 도모했으며, 평균 3.35%를 일본 이외 공급선으로 대체했다고 응답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실질적 수입 어려움 여부 [그래프=전경련] 2020.06.30 iamkym@newspim.com |
아울러 일본 거래기업의 절반 이상은 일본의 조치에 별도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 대응하지 않음'이라는 응답이 57.1%로 가장 높았고 ▲'일본 외 대체 수입선 확보(18.8%)' ▲'국내 거래선 확보(17.4%)'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그 외 ▲'부품소재 자체제작(4.0%)' ▲'생산품목 등 제품 포트폴리오 변경(2.7%)' 등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66.4%(매우 필요 16.1% + 다소 필요 50.3%)로 '개선 불필요하다'는 응답 3.4%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기업들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가장 적절한 방안으로 '한일 정부간 외교적 타협(66.4%)'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WTO 등 국제중재수단 활용(11.4%)' ▲'미국의 한일간 중재(7.4%) 등 의견도 나왔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 실장은 "일본 수출규제 1년 동안 우리 소부장 경쟁력이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다소 상승했으나, 단기간에 경쟁력을 일본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의 꾸준한 노력과 함께, 양국 정부도 수출규제 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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