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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ILO "전 세계 근로시간 단축…양성평등 진전, 후퇴할 수도"

기사입력 : 2020년07월01일 08:07

최종수정 : 2020년07월01일 08:07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엔(UN) 기관인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 근로시간을 단축시켰으며, 지난 수십년간 이뤄낸 직장 내 양성평등 "조금(modest)의 진전"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ILO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근로시간 단축이 "기존 추정치 보다 현저히 더 심했다"면서 미주가 최대 피해 지역이라고 밝혔다. 

ILO는 2분기 전 세계 노동 시간이 14%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무려 4억개의 일자리가 증발한 것과 같다. 이는 지난달 내놓은 전망치 10.7%(3억5000만개) 감소 보다 악화한 것이다. 미주가 18.3%로 가장 노동 시간 감소폭이 컸고, 유럽·중앙아시아(-13.9%), 아시아·태평양(13.5%), 아랍 국가(13.2%), 아프리카(12.1%) 순이었다. 

전 세계 노동자의 93%가 코로나19 관련 국가 봉쇄 조치를 경험했다고 ILO는 전했다. 

무엇보다도 직장 내 양성평등 진전의 후퇴가 우려된다고 ILO는 지적했다. 기구가 코로나19로 일자리가 가장 많이 증발한 요식·숙박업을 살펴본 결과 실직된 여성의 비중이 40%였던 반면, 남성은 36.6%로 3.4%포인트(p) 차이를 보였다. 

여성은 또 남성 근로자 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더 크고 사회보장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꼬집었다. 

ILO는 "최근 노동력 조사 자료를 보면 (코로나19는) 기존의 (양성) 불균형을 악화시키고 최근 몇 년간 노동시장의 양성평등 측면에서 달성한 미미한 진전을 없앨 수 있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의 위기와 달리 코로나19는 특히 서비스업 침체의 영향으로 "여성의 고용이 남성보다 더 큰 위험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 관련 휴교령과 어린이집 등 돌봄 서비스 중단으로 여성은 무급인 집안일에 할애하는 시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산하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지난 4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0명 중 9명이 휴교를 경험했는데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5개국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녀를 둔 여성의 일주일 평균 집안일에 할애하는 시간은 65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버지가 하는 평균 집안일 소요 시간보다 3분의 1 많았다는 것이다.

끝으로 ILO는 "코로나19 봉쇄 단계에서 여성들의 고용손실이 크고 질병 사태 여파로 일자리 희소성이 커질수록 여성 고용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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