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H지수 전반적으로 횡보...9700선대
H지수 연계 ELS 미상환 잔액 29조원 육박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갈등이 심화되면서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투자자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통과 강행으로 미·중 갈등이 더욱 격화되면 H지수가 출렁일 가능성이 커지고, 자연스럽게 홍콩H지수 관련 ELS 투자자의 손실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ELS란 특정 주가지수나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해당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이자를 얻고 반대로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손실을 입는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H지수의 급락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고 있다. 미·중 갈등이 갑작스럽게 촉발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이슈라는 해석이다. 그러면서도 언제든지 미·중 갈등이 홍콩 증시 급락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주의를 요하고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06.30 chk@newspim.com |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하겠다고 밝힌 직후인 전일 H지수는 월초 대비 75.20포인트(0.76%) 하락한 9758.63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중국이 본격 충돌하는 양상 속에서도 H지수는 크게 출렁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달 H지수 최고치는 10143.48(6월 10일), 최저치는 9655.83(6월 15일)으로 전반적으로 횡보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애초부터 홍콩보안법 이슈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대립했던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는 사태를 예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홍콩 증시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중국의 홍콩보안법 통과 강행에 맞서 이날 성명을 내고 강경 대응을 예고한 만큼, 홍콩H지수 관련 ELS 투자자 입장에서는 쉽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영국을 비롯한 20여개 서방 국가들마저 홍콩보안법 폐지를 촉구하고 있어 홍콩 증시의 불확실성은 언제든지 고개를 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결제예탁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H지수에 연계된 ELS 가운데 아직 상환되지 않은 잔액 규모는 28조9950억원에 달한다.
월별 발행 금액을 보면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2월 26조724억원 △3월 27조1705억원 △4월 28조1351억원 △5월 28조8711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H지수 ELS의 녹인(손실구간진입) 발생까지는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만기 때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때보다 45~55% 떨어지면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H지수는 지난 2015년 4월 1만4000선을 넘겼지만 중국 경기둔화 우려 탓에 이듬해 2월 7500대로 반 토막 났다. 이 과정에서 H지수 관련 ELS 4조원 어치가 녹인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시중은행들 역시 H지수 급락 우려 확대에 따라 관련 금융상품을 대거 축소하고 있다. 이미 주요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 변동성 우려를 반영해 H지수와 연계된 ELF 등 신규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ELS 손실 가능성 유무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다만 현재 미국과 중국의 상황이 분명 좋은 뉴스는 아니기 때문에 갈등 양상을 지켜보며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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