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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자구안 '모트롤 매각', 방산분리 여부가 성사 가른다

기사입력 : 2020년07월13일 15:32

최종수정 : 2020년07월13일 15:34

中서공그룹 유력 후보로 거론, 방산부문 분리해야 성사
두산이 산업부에 방위사업체 지정 취소 신청할 듯
"고용보장·단협승계" 요구 노조 반발도 변수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두산그룹이 자구안으로 추진 중인 ㈜두산 모트롤 매각이 방산부문 분리 여부에 성사가 갈릴 전망이다. '제2의 쌍용차' 사태를 우려하는 모트롤 노조의 반발도 매각 변수로 떠오른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두산타워의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 모트롤 본입찰은 13일에서 오는 20일로 일주일간 연기됐다.

두산 모트롤은 ㈜두산의 사업부문 중 하나로, 건설 중장비용 유압기기와 방위산업용 유압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1위 유압기기 회사다. 굴삭기 등에 들어가는 모터가 대표 제품으로, 굴삭기용 주행모터는 산업부 선정 세계 일류 상품으로 등록 돼 있다.

두산그룹은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을 긴급 지원받는 대신 마련한 자구안의 일환으로 모트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예비입찰 결과 다수 업체가 참여해 본입찰 성사 가능성을 높였다. 모트롤을 ㈜두산에서 물적분할하고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관건은 방산부문 분리다. 두산모트롤의 유압부품은 지상, 해상 등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유압부품을 만드는 방산산업체로 지정돼 있다. 방위사업법 제35조에 따르면 방산업체를 인수·합병하려는 업체가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미리 얻도록 하고 있다. 또 인수업체가 해외기업일 경우 이와 별개로 방위사업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술 유출 등을 고려한 안전장치로, 해외기업이 인수하려면 사실상 방산부문을 떼어내야 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현재 모트롤 유력 인수업체로 중국의 서공그룹(XCMG)이 거론되고 있다. 본입찰 일정이 일주일 연기된 이유도 방산부문 분리와 관련해 추가 협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실적인 방안은 두산이 먼저 방위업체 지정을 취소하는 것이다. 민수부문만 매각을 하고 방산부문은 계속 영위하거나 제3자에게 매각하는 식이다. 지난 2018년 방위산업체였던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될 당시 산업부에 방위업체 지정 취소를 신청했다. 산업부 승인을 받아 방산부문은 ㈜흥아에 매각한 바 있다. 두산그룹이 분리매각, 지정 취소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 등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모트롤이 생산하는 유압기기 등은 대체가 힘든 핵심 부품 기술"이라며 "금호타이어 때와 상황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모트롤 노조는 방산부문이 분리·매각될 경우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며 총 고용 보장과 단협 승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12년간 현장의 노동자를 괴롭히기만 한 두산이 자신들의 경영 부실로 인한 문제를 또 다시 매각이라는 방식으로 노동자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건실하지 못한 외국자본으로의 매각은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불러온다"고 호소했다.

특히 "방산과 민수가 혼합한 모트롤은 분리매각이 불가피하다"며 "이 경우 회사가 찢어지고 영업과 매출이 급락할 것이 분명해 노동자와 그들의 가정, 나아가 지역 경제 모두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분리매각 결정을 위한 이사회 등 모트롤 매각과 관련해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전했다.

두산은 자구안 일환으로 두산솔루스, 클럽모우CC 딜 성사를 앞두고 있고, 동대문 두산타워 매각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반기 예고된 유상증자를 더하면 두산그룹이 연내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2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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