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 기내식사업부 매각 반대 집회
노조 협상 지지부진하면 연말 차입금 상환 차질
대한항공 "처우, 고용안정 등 최대한 보장"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한항공이 유동자금 확보를 위해 결단을 내린 기내식사업부 매각이 '노조 반발'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사모펀드로 매각될 경우 구조조정 우려가 있다며 사업부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노조와의 협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차입금 상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안정 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16일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기내사업부 매각 반대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대한항공 노조는 이날 "산업은행 및 채권단에서 요구하는 유동성자금은 유휴 자산 매각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며 "조합원들의 심각한 고용불안을 야기 시키는 기내식 사업부 매각 추진을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대한항공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열린 기내사업부 매각 반대 투쟁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7.16 pangbin@newspim.com |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이사회에서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사업 매각 추진을 위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 대한항공과 핸앤컴퍼니는 앞으로 실사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략 1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기내식사업부 매각은 올해 대한항공이 마련한 자구안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대한항공이 마련한 금액은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1조2000억원이다. 대한항공의 지난 3월말 총 차입금은 18조765억원으로 이 가운데 3조3020억원을 올해 갚아야 한다.
하지만 자금 마련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은 서울시 개입으로 매각이 지지부진하고, 기간사업안정자금(기안기금)은 지원 조건이 까다로워 기금 신청을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이달 진행한 유상증자로 1조1000억원 가량을 확보했지만, 유상증자로 유입된 현금은 내년 2월 만기가 도래하는 항공기 리스(7762억원), 차입금 상환(4432억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연내 기내식사업부 매각을 마무리 짓고 차입금 상황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반면 대한항공에 입사해 기내식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은 매각이 성사될 경우 졸지에 회사를 옮겨야 할 처지다. 사업부가 사모펀드에 매각될 경우 구조조정 우려가 커 대한항공 노조의 반발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노조는 특히 송현동 부지 매각 실패가 기내식사업부 매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달부터 서울시청과 시장 공관 앞에서 송현동 부지의 자유경쟁 입찰을 촉구하는 투쟁을 벌이며 대한항공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노조는 "서울시의 행정 갑질에 대한 투쟁을 전개하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사 신뢰를 바탕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내식사업부를 우선 매각해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을 심각하게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유휴부지 매각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외 왕산마리나 지분 등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사업부 매각에 따른 인력 조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노조에서 우려하는 해당 사업 부문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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