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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해외자금 대규모 유출, A주 폭락의 신호탄인가

기사입력 : 2020년07월17일 17:06

최종수정 : 2020년07월17일 17:06

최근 유출된 해외자금 '단기적 거래형 자금'
향후 A주 강세장 흐름에 영향 미치지 않아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7월 들어 이례적인 급등 장세를 펼치며 불마켓 도래의 기대감을 키웠던 중국 증시가 갑작스레 폭락해, 중국 증시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6일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의 양대 지수는 각각 4.50%와 5.37%씩 급락했고, 창업판 지수는 5.93%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17일 3대 지수는 각각 0.13%, 0.91%, 0.61%씩 올랐으나 전날 충격적인 낙폭을 기록했던 만큼 그 상승폭은 미미했다. 

중국 당국이 16일 공개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 중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했던 투자자들은 뒷통수를 크게 얻어맞듯 예상치 못한 폭락 장세를 맞이해야 했다. 2분기 3.2%의 경제성장률도 누른 '미중 갈등' 우려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의 뚜렷한 회복세가 호재가 아닌 악재가 됐다는 풀이도 나온다. 경제가 회복될수록 그간 중국 당국이 펼쳐왔던 확장적 재정정책 및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조가 전환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배후에 깔려있다.  

무엇보다 일부 전문가들은 폭락 사태에 앞서 루구퉁(陸股通, 홍콩거래소를 통한 외국 자본의 상하이와 선전 주식 거래로 후구퉁<滬股通>과 선구퉁<深股通>으로 구성됨)을 통해 A주(중국 본토증시 상장 주식)로 유입된 북상자금(北上資金, 홍콩거래소를 통해 중국 A주로 유입된 해외 자금)이 대거 유출됐다는 점에 주목,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며 향후 A주에서 최근의 강세장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북상자금은 스마트 머니(Smart Money)로 불린다. '스마트 머니'란 돈이 될 수 있는 시점과 투자처를 빠르게 찾아내 한 발 앞 서 투자에 나서는 '현명한 돈(중국어로 聰明錢)'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즉,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갈등 등 대형 대외적 변수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북상자금 동향은 향후 A주의 추이를 유추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나타난 북상자금의 대규모 유출세에 주목할만한 이유가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증시에 나타난 강세장 흐름은 △가시적 경기 회복세 △지속적인 해외자금 유입 △풍부한 유동성 △기업 지원 정책 등의 '4대 요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 중에서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빠른 경제 회복 속 안전 투자처로 평가된 A주로 대거 유입된 해외자금이 최근 A주에서 연출된 강세장 흐름을 주도한 핵심 요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0.07.17 pxx17@newspim.com

지난해부터 북상자금은 주가 추이를 앞서 내다보듯 선견지명적 투자 흐름을 연출했다. 주가가 오르기 전 대거 유입됐다가, 주가가 내리기 전 대거 유출됐다는 설명이다. 올해 4월부터 3개월간 북상자금은 1600억 위안 가까이 유입됐고, 중국 증시 또한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북상자금의 유입 확대 속에 중국 증시는 6월 30일 이후부터 7월 13일까지 10일을 제외하고 가파른 상승랠리를 펼쳐왔다. 하지만, 지난 10일을 비롯해 최근 사흘간 북상자금은 유출세로 돌아섰다. 14일에는 173억8400만 위안의 북상자금이 빠져나가며 단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유출세를 기록했고, 이후 15일과 16일에도 각각 27억600만 위안과 69억2000만 위안의 유출세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중국 증시는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국성(國盛)증권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대규모로 유출입 되는 해외자금은 진정한 의미의 해외자금인 '장기적 투자형 자금'이 아닌 '가짜 해외자금'으로 평가되는 '단기적 거래형 자금'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해외자금의 대규모 유출입세는 단기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향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인 만큼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와 함께 중국 A주는 한동안 중국 증시 조정 단계로 진입하며 변동폭이 확대될 수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 단기적 거래형 자금의 유출 'A주에 큰 영향 없어' 

최근 A주에서는 해외자금이 단기간 대규모로 들어왔다 대규모로 빠지는 변동성 짙은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 해외자금의 대규모 유출은 향후 주가 하락을 예고하는 신호로 풀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7월 들어 북상자금 유출입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해외자금의 속성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성증권연구소가 발표한 '진정한 해외자금 분별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자금은 루구퉁 자금을 위탁 관리하는 기관의 유형에 따라 그 속성이 틀려진다.

우선, 해외에서 직접 유입된 '장기적 투자형 자금'은 중국 내 외국 자본 기반의 투자은행(IB)을 통해 수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헤지펀드(국제 증권 및 외환 시장에 투자해 단기 이익을 올리는 펀드)와 퀀트펀드(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매매∙매도하는 펀드) 등을 통해 유입된 '핫머니(외국에서 유입된 단기 투자 자금)'는 외국 자본 기반 투자은행의 프라이빗 뱅커(PB∙개인자산관리가) 시스템을 통해 위탁관리된다. 마지막으로 중국 자본을 기반으로 한 증권사 기관에 위탁되는 자금은 진정한 해외 자금이 아닐 확률이 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통적 관념 상의 '진정한 해외자금'은 기본적으로 첫 번째 경우의 '장기적 투자형 자금'에 해당하며, 이들 자금의 투자 방향은 주로 중장기 투자 수익 보장,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리스크 등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나머지 두 유형의 자금은 '단기적 거래형 자금'으로 통상 말하는 '진정한 해외자금'과는 비교적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가짜 해외 자금'이라 할 수 있는 단기적 거래형 자금의 유입이 많아질 경우 변동성 또한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7월 들어 북상자금 구조를 살펴보면 소위 '가짜 해외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뚜렷이 증가하고 있다. 단기적 거래형 자금의 시총이 A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월 말 16.7%에서 18.1%로 늘어난 반면, 장기적 투자형 자금의 시총은 81.7%에서 80.8%로 줄었다. 다시 말해, 최근 나타나고 있는 해외자금의 대규모 유출입 현상은 대체적으로 단기적 거래형 자금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성증권 장치야오(張啟堯) 애널리스트는 "해외 변동성 확대와 환율 조정 등이 단기간 거래형 자금의 대규모 유출입을 유도할 수 있다"면서 "거래형 자금은 A주를 주도하는 주력 해외자금이 아니고 비중 또한 다시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최근 중국 증시에서 나타나는 해외자금의 단기적인 대규모 유출입에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고 평했다. 이어 "진정한 의미의 해외자금인 장기적 투자형 자금의 동향이 향후 주식 시장 추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0.07.17 pxx17@newspim.com

◆ 해외자금 최신 투자방향에 주목할 것    

BNP파리바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식 및 파생상품 책략의 Jason S.Lui 주임은 "해외 투자자들의 A주에 대한 투자 성향이 더욱 기술적 또는 기회주의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대형 자산운용사 로베코(ROBECO)의 중국 연구소 뤼제(魯捷) 총감은 장기적 투자를 목적으로 한 외국인 기관이 주목하는 3대 최신 투자 기준은 △상장사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보유 여부 △합리적인 가격으로 핵심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가를 따져볼 수 있는 기준인 '밸류에이션' △상장사의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등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자금이 선호하는 업종을 살펴보면 연초부터 북상자금은 비교적 안정적인 '소비-과학기술' 업종에 투자 방향이 편중돼 있었으나, 6월 들어 '소비-과학기술-주기성업종(보험, 증권, 전력, 비철금속, 철강 등)' 중심으로, 7월 들어서는 식음료, 의약, 가전, 전자, 은행과 비(非)은행(증권∙보험) 등의 6대 전통 업종 중심으로 투자 방향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6대 전통 업종에 대한 보유 주식은 전체 북상자금 보유 주식 중 60% 정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A주가 조정기를 겪은 후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해외자금의 이같은 투자방향 변화에 주목해 실적이 개선되거나 경기가 좋은 업종, 양질의 소비 및 과학기술 우량주, 부동산 준공 산업 업종 등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저평가 매력을 보유한 홍콩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남하자금(南下資金, 중국 본토의 상하이와 선전거래소를 통해 홍콩 증시로 유입되는 중국 대륙의 투자 자금) 유입 규모가 오히려 북상자금의 두 배 규모에 달하는 등 남하자금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14일까지 남하자금의 순유입 규모는 455억 달러로서, 이미 2017년 1년간 유입된 436억 달러의 규모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특히, 미국에 상장했다가 홍콩으로 2차 상장한 종목과 'ATM+' 지수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TM+' 지수는 홍콩증시 10대 기술주를 묶어 산출하는 것으로 중국 3대 인터넷기업인 알리바바(A), 텐센트(T), 메이퇀(M)을 비롯해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 반도체 기업 중신궈지(中芯國際∙SMIC),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진산(金山), 광학기기 제조업체 순위(舜宇), 음향설비 제조업체 루이성(瑞聲), 전자상거래업체 징둥(京東), 게임업체 넷이즈(網易) 등이 포함돼 있다.

pxx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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