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정치인 불법 자금 세탁 막기 위해 조사 진행
이번엔 중국 '홍콩보안법' 표적 되는 것 피하고자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줄리어스 배어(Julius Baer), SBC 홀딩스, UBS 그룹 등 글로벌 은행이 중국이 제정한 '홍콩보안법'의 표적이 되는 것을 피하고자 홍콩에 있는 자신의 고객이 홍콩 민주화 운동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 문제에 정통한 6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조사는 해당 은행들이 정‧관계 및 정부와의 유대 관계 형성을 위해 고객을 선별하는 것으로, 추가 요건에 따라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홍콩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홍콩에서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후 시민들 사이 공포와 혼란이 가중된 가운데, 홍콩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스타 페리 유람선이 홍콩의 심장인 빅토리아 하버를 유유히 지나고 있다. 2020.07.09 gong@newspim.com |
이번 조사를 통해 소위 '정치적 노출 인물'로 지정되면, 은행의 자금 출처나 금융 거래 내용에 따라 해당 인물에 대해서는 은행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하거나 아예 막을 수 있다.
원래 해당 은행들은 정치인과 공기업 고위 임원, 그 가족이 은행 시스템을 이용해 불법으로 자금을 축적하고 세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정 인물의 은행 자금 출처 등을 조사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은행들이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이와 유사한 검토를 하도록 한 것은 홍콩의 자유와 법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례로 홍콩보안법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온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는 영국 정부 관리자들로부터 홍콩 반환 이전에 있었던 법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HSBC는 홍콩보안법 관련 제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HSBC는 이메일로 작성한 성명서에서 "우리는 이미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엄격한 정책과 엄격한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크레딧 스위스와 줄리어스 배어, UBS도 언급을 피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중국의 홍콩 통화 당국은 성명에서 자금세탁방지 요건을 이행하고 있다며 "관련 국제 표준과 은행 산업에 대한 우리의 지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외교부, 홍콩 연락사무소, 국무회의 홍콩 마카오사무국 등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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