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수출 재개...외화 사정 급하다는 방증"
"中 수입업자들, 납득 어려워...수출 순탄치 않을 것"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이 대금 횡령 혐의를 조사하는 차원에서 전면 중단했던 대중국 낙지(오징어) 수출을 일주일 만에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8일 북한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당국이 전국 수산사업소에 대한 검열 착수와 동시에 수출을 중단했던 낙지 수출을 재개했으나 수출 조건이 까다로워져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동해상의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하다 적발된 북한어선. [사진 = 타스통신] |
중국 단둥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지난 25일 "신의주에 있는 무역 대방에게 27일부터 낙지 수출을 다시 할 수 있게 됐으니 구매 의향이 있는 사람을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수출이 일주일 만에 재개되는 것을 보니 외화사정이 급한 것 같다"면서도 "수출 조건이 대폭 까다로워졌다. 중국 측 수입업자가 낙지 대금의 80%를 선입금하는 것이 북한의 수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치 전에도 북한은 낙지 수출대금의 50% 이상 선납을 요구해왔으나 협상을 통해 선금 비율을 다소 융통성 있게 조정해왔다"고 덧붙였다.
단둥의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수출 조건을 대폭 강화한 것은 중국 수입업자들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금을 받고나서 북조선이 보내오는 낙지를 보면 많은 경우, 품질 관리가 엉망이었다"면서 "중국 수입업자들은 물건을 인수하면서 원래 계약했던 금액을 다 주지 않고 일정 금액을 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요구는 중국 수입업자들로서는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면서 "중국 외 수출국이 마땅치 않은 북한 입장에서 낙지 수출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동해바다에서 상당량의 낙지를 잡아들이고 있으나 전기와 시설 부족으로 냉동보관이 어려워 대부분 건조시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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