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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잇단 철수…생보업계 '빅3' 지배력 강화

기사입력 : 2020년08월03일 10:54

최종수정 : 2020년08월03일 11:24

미국계 푸르덴셜 매각 이어 라이나생명도 매각설
저출산·저성장·저금리 기조에 '탈 한국' 잇따라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내 보험시장에서 외국계 생명보험회사들의 '탈 한국'이 잇따르고 있다. 저출산·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며 구조적으로 시장 매력도가 떨어졌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도 외국계 생보사들의 철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선 삼성과 한화, 교보생명의 '빅 3' 중심 시장 재편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87년 외국계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최초로 한국시장에 들어온 미국계 라이나생명의 매각설이 제기된 상태다. 라이나생명측은 일단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0.08.03 tack@newspim.com

앞서 같은 미국계인 푸르덴셜생명도 지난해 말 매각에 착수, 지난 4월 KB금융으로 매각된 바 있다. 또 지난 2016년엔 영국계 PCA생명이 미래에셋그룹 품에 안긴 바 있다. 같은해 독일계 알리안츠그룹은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한국법인을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하고 한국을 떠났다.

이미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외국계 보험사 외에도 미국계 생보사인 메트라이프생명, 중국계 동양생명과 ABL생명, 홍콩계 AIA생명의 매각설도 지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계 보험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고 있는 것은 저출산·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한국시장은 포화상태로, 한국외 동남아 등 신흥시장을 찾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거기에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도 한국 시장 철수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계 생보사 한 관계자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무한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한국 시장에 진입했지만, 삼성생명 등 이른바 '빅 3'와의 브랜드 경쟁에서 밀리는 등 갈수록 영업환경아 악화돼 한국시장 철수를 결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중인 24개 생명보험회사중 삼성, 한화, 교보생명 '빅 3'의 점유율은 60%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자산은 287조원으로 단연 1위고, 한화생명이 122조원, 교보생명이 108조원 등이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생명보험시장은 '빅 3'가 주도하는 가운데, 푸르덴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각각 인수한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금융지주사가 뒤쫓는 형태로 재편될 전망이다. 나머지 중소 생보사들은 1990년대 일본처럼 합병 또는 매각 작업을 거쳐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우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보험산업은 생산인구 감소, 저성장·저금리 지속, 생명보험시장 포화상태 등에 따라 수입과 이익 성장이 모두 둔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 해외진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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