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긴급 유동성 지원 안건 보류 결정
이사회 직후 금융감독원에 철회 의사 전달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 선보상 관련 금융감독원에 요구한 '비조치의견서' 요청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NH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사진=NH투자증권] |
금융당국 관계자는 4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NH투자증권이 지난달 23일 이사회 직후 비조치의견서 요청을 철회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 안건을 논의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영관점에서 좀 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추후 임시이사회를 통해 재논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이 금감원에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게 투자금 일부를 선보상해도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감독규정 위반으로 제재하지 않겠다는 확약 증서인 '비조치의견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펀드 판매사가 펀드 손실이 발생했을 때 투자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것을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임의로 선보상을 결정하더라도 주주들이 회사 이사진에 대해 배임 혐의로 고발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도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70% 선보상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비상장사로, 한국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배임 관련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이 금감원에 요구한 비조치의견서를 스스로 철회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정황이 드러난 라임 사태와 달리 옵티머스 펀드는 운용사의 사기에 의한 사고인 만큼 섣부른 선보상보다는 판매 과정에서의 시시비비가 보다 명확한게 확인된 이후 입장을 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형국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앞에서 투자원금 회수를 호소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2020.07.15 pangbin@newspim.com |
한편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오는 6일 옵티머스 펀드 피해 투자자 모임 '비상대책위원회' 임원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보류된 유동성 공급 안건 결정이 보류된 이유를 설명하고 추후 구체적인 피해자 보상 및 절차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