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 대형 에너지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금을 축소하고 사업 계획을 석유 및 가스 부문으로부터 저탄소 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석유 산업 전반이 깊은 위기에 빠져 있는 시기에 글로벌 석유 기업 중 가장 과감한 에너지 전환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엑손보밀, 토탈, 셰브런, 로얄더치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 등 글로벌 5대 대형 석유기업들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P는 4일(현지시간) 저탄소 에너지 투자를 현재 5억달러 수준에서 2030년까지 50억달러로 늘리는 반면 석유 및 가스 생산은 2019년 수준에서 40%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대형 석유 기업들은 모조리 손실을 기록하고 코로나19로 화석 연료 수요 급감을 예상했다.
이 가운데 배당금을 깎는 석유 기업들이 속출했다. BP에 앞서 지난 4월 로얄더치셸도 배당금을 3분의 2 삭감했고 엑손모빌과 셰브런, 토탈 등도 모두 배당금을 축소했다.
통상 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산업 부문이 석유 산업이었으나 석유 기업들과 투자자들 간 이러한 전통적 거래 관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석유 기업들에 미래 계획을 내놓으라며 닦달하고 있다. 전 세계가 저탄소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향후 수 년 간 화석 연료 수요는 기껏해야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감소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석유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할지, 코로나19로 인해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지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한 BP와 셸 등 대형 석유기업들이 석유 및 가스 중심의 사업 구조를 저탄소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 것.
BP는 이날 지난 2분기 177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18억달러 순익에서 대폭 손실로 전환된 것이다. 이와 함께 분기 배당금을 주당 10.5센트에서 5.25센트로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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