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익 2년 만에 동반 감소 전망…"2분기 사실상 적자"
기체부품사업 2022년 이후 정상화 기대…우주발사체 수혜 기대
[편집자주] 군납 특혜 비리 등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부패의 온상이란 꼬리표를 달았던 방위산업 업체들이 변했다. 부패와는 담쌓고 자주국방의 든든한 조력자로 새로운 시대를 향해 정진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방산업체들. 대표주자들의 변화를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민항기 부품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에 납품하는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또 KAI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민수를 포함한 수출 전반이 부진에 빠지면서 당분간 저조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분기 적자가 확실 시 되는 가운데, 올해 쪼그라든 실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항공우주가 날개구조물 부품을 납품하는 보잉 B787 항공기 [사진=한국항공우주] |
◆ '코로나' 항공업계 직격탄…2분기 기체부품사업 43.7%↓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올해 KAI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년 만에 감소세가 전망된다. 매출액은 3조602억원으로 작년(3조1102억원) 대비 1.61% 감소, 영업이익은 2213억원으로 19.71% 줄어들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KAI의 실적 부진은 민항기 부품사업 침체가 직접적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표 군용기 제조사인 KAI는 사업구조상 민항기 부품과 완제기 수출 잠재력이 성장 동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여객기 수요가 급감한 데다 군용 완제기 수출 지연이 겹치며 어려움이 커진 것이다.
실제 2분기 기체부품사업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3.7% 감소한 130억원에 그쳤다. 전체 영업이익은 612억원으로 작년 대비 47.5% 급감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리온 관련 지체상금 환입(694억원)을 제외하면 2분기 실적은 사실상 적자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완제기 수출 역시 사업 차질이 포착됐다. 경공격기 FA-50의 아르헨티나 수출은 2021년 계약이 예정돼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으로 지연되고 있다. 내년 계약이 예정된 T-50의 보츠와나 수출 역시 대통령 교체로 역시 미뤄진 상태다. 계약금은 각각 608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X [사진=한국항공우주] |
◆ KF-X 2022년부터 사업 본격화…KAI "회사 전략 변동 없어"
KAI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기체부품사업은 2022년 이후에나 생산량 증대가 기대된다. 보잉이 4세대 737기종인 737맥스 생산을 2022년 초까지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인 KF-X 출시 역시 2022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내년 상반기 시제 1호기를 출고한 뒤 2022년부터 초도 비행시험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는 일정이 잡혀 있다.
인도네시아의 KF-X 사업 불확실성 역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총 8조7000억원의 사업비를 공동 부담하고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 개발·양산을 추진해왔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 무산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미군의 RFX(리포지 프로젝트) 프로그램 수주 가능성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미 공군의 공중전투사령부(ACC)는 대행사 힐우드항공을 통해 FA-50 4~8대를 5년 동안 임대하는 형식의 계약 체결을 추진는 것으로 알려졌다. RFX는 차기 조종사 양성 프로그램으로, 계약 성사시 국산 전투기가 미국에서 사용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KAI가 동남아 시장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FA-50 수출에도 힘이 실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KAI가 성장을 기대할 만한 또 다른 분야는 우주발사체 부문이다. 최근 한일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 KAI는 누리호 체계 총조립과 1단 연료탱크를 제작하고 있다.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로 올려놓는 사업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하면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KAI는 업황 부진이 불가피하지만 일단 회사 전략은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KAI 관계자는 "비용절감 등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회사 전략 변동은 없는 상태"라며 "기체부품 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해 내부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