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라임 사태 비켜가면서 실적 개선
글로벌·ESG 전략 유지 위한 3연임 무게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KB금융그룹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가동되면서, 오는 11월 임기를 마치는 윤종규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적유지 및 글로벌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윤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12일 KB금융은 회추위를 열고 윤 회장의 후임 인선을 위한 세부 준칙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 회추위는 오는 28일까지 후보자군(숏리스트)를 확정하고, 9월 말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후보군에는 윤 회장 외에도 허인 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
◆ 지난 6년간 실적·리스크 관리능력 입증
KB금융 안팎에선 윤 회장의 3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임기를 시작한 뒤 2017년 KB금융지주 회장으로는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실적이다. 2014년 말 1조4007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17년 3조3114억원까지 빠르게 상승하면서 업계 1위 신한금융지주를 제쳤다. 그 후 2위로 밀리긴 했지만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9818억원)은 전년비 35% 급증하면서 다시 한번 신한금융(8732억원)을 넘어섰다.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 지난해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올해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주요 금융그룹들이 피해보상 및 추가 충당금 적립에 나서야 했지만, KB금융만은 예외였다. 이에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사례는 모범적이다. 금융권에 권장할 만 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회장 재임 기간 그룹 규모도 빠르게 확장됐다. KB금융은 올해 4월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인수했다. 윤 회장 취임 후 3번째 대형 인수합병(M&A)다. 2015년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에는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순차적으로 인수했다. 2014년 윤 회장 취임 당시 "리딩금융그룹 위상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밝히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대형 M&A를 진두지휘 해 왔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2020.08.13 bjgchina@newspim.com |
◆ 글로벌·ESG경영 연속성 필요
전세계적인 금리 하락 기조 속에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면서, 금융그룹들은 글로벌 진출을 더욱 확대하는 추세다. KB금융 역시 올해 4월 캄보디아 최대 소액대출금융기관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인수했고, 이달 말까지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보유지분을 67%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의 경우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새롭게 기반을 다지는 시기인데, 앞으로 결실을 내기 위해서라도 연임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ESG경영도 주목 받고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이번 회장 자격요건에 코로나19 대응 및 ESG 실천 의지 등 항목들을 추가했다. 윤 회장은 올해 1월 'ESG기반 경영체계 확산'을 선포했고, 3월엔 이사회에 모든 사내외 이사가 참여하는 ESG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핵심 계열사인 KB은행 역시 사회협력부를 ESG기획부로 개편했다.
다만 역대 KB금융그룹 회장은 연임한 사례도 없었던 만큼, 윤 회장의 3연임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외국과 비교해 보더라도 3연임이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중장기 전략을 유지하는 데 무게가 실릴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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