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코로나19(COVID-19)가 내년 말 종식되기 전에 수백만 명이 직간접적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예상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는 동안 감염에 의한 사망뿐 아니라 의료 시스템과 경제 악화로 인해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말라리아와 HIV 등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과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해 발생하는 사망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람보다 9배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농업 생산성과 교육이 저하돼 빈곤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소아마비와 말라리아 백신 공급에 앞장서 온 게이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각국은 무기 경쟁이 아니라 '세균 경쟁'에 몰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은 이미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3억5000만달러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게이츠는 전 세계 수조명의 인구를 살리기 위한 백신을 구하기 위해서는 수십억달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특히 빈곤국에서 팬데믹과 기아가 겹쳐 상황이 극도로 악화될 것이라며, 부유한 국가들이 빈곤국을 위해 백신을 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저 자선 행위가 아니라 팬데믹을 막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국가가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남아 있으면 언젠가는 다른 국가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게이츠는 또한 미국 코로나19 대응의 정치화와 각종 음모 이론 확산을 규탄하며, 이러한 현상이 대응 노력에 해를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추가 경기부양을 둘러싸고 양당 간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신뢰가 악화되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한 번 잃게 되면 11월 대선에서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더라도 코로나19 대응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예를 들어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분노와 반발의 표시로 일부러 마스크 착용을 거부할 수 있다고 게이츠는 설명했다.
또한 미국인들은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해 백신이 나오더라도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명 중 1명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백신을 무료로 제공한다 하더라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 답했다.
한편 게이츠는 중기적으로 희망의 여지가 있다며 2021년 말까지는 꽤 효과적인 백신의 양산이 가능해져 전 세계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할 수 있을 정도의 인구가 면역을 갖추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는 홍역 등 다른 유행병과 달리 전 세계 인구의 90%가 면역을 갖출 필요가 없고, 30~60%만 효과적인 백신을 접종해도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역대 가장 빨리 개발돼 양산, 공급되는 백신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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