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독극물 중독 증세로 러시아 시베리아 병원에 입원중인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4)가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을 수 있게됐다.
CNN 방송 등은 21일(현지시간) 나발니가 입원해 있는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측이 그가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옴스크 병원의 부원장인 아나톨리 칼리니첸코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오늘 중으로 이송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발니의 부인 율리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남편을 독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나발니의 측근들은 러시아 당국이 그를 독일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막으며 그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발니측 대변인인 키라 야르믜슈는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가 입원해 있는 병원 의사들이 처음에는 독일 이송에 동의했다가 막판에 이를 철회했다"며 "나발니의 이송을 막는 것은 그의 목숨을 해치려는 푸틴 정권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측은 또 성명을 통해 옴스크 병원을 찾아와 나발니의 상태를 확인한 독일 의사들이 그가 현재 독일로 이송이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도 나발니 사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각자 자국에서 그를 치료할 수 있다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독일은 한 인권단체의 주도로 나발니를 베를린의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의료용 항공기와 의료진을 시베리아로 급파해놓은 상태다.
옴스크 병원측은 당초 나발니의 독일 이송은 무리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돌연 입장을 선회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손꼽히는 나발니는 지난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의식을 잃었다. 야르믜슈 대변인은 "그가 먹은 것은 탑승 전 톰스크 공항에서 마신 차(茶)뿐이어서, 독성 물질 중독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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