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조사기간 겹쳐…법원 "사실상 같은 자료 요구…중복조사"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같은 병원을 중복조사 한 뒤 내린 업무정지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A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보건복지부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3개 기관을 상대로 낸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 취소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1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2018.02.13 leehs@newspim.com |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A병원은 지난 2015년 8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1차 조사를 받고 이듬해 9월에는 2차 조사를 받았다.
당국은 해당 병원이 간호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입원료 차등제 위반 및 환자수 대비 간호사 수 비율에 따른 감산 위반이라는 이유로 114일간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와 110일간의 의료급여기관 업무정지, 15억원 상당의 요양급여비용 환수, 3억여원의 의료급여비용 환수 등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조사대상기간이 일부 중복되는 게 문제가 됐다. 1차 조사 대상 기간은 2014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였고 2차 조사 대상 기간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로 조사 기간이 일부 겹친 것이다.
병원은 "2차 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상 금지되는 중복행정조사로,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또 조사 담당자들이 2차 조사 당시 조사대상 기간을 22개월로 연장하면서도 병원 측에 조사명령서를 제시하거나 조사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으며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직접 조사를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병원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2차 조사 대상기간인 2014년 10월부터 2015년 6월까지는 1차 조사 기간과 중복된다"며 "2차 조사 당시 요구한 자료 중 대부분은 1차 조사에서도 요구했던 것으로 보이고, 1차 조사 이후에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정황을 넘어 새로운 증거가 확보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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