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비롯해 최지성·장충기 등 11명 재판에 넘겨
오는 3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 시행 전 사건 매듭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또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2년 가까이 관련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은 오는 3일 예정된 인사 발령 이전 이 부회장에 대해 최종 기소 처분을 내리고 사건을 매듭지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1일 오후 2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이 부회장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0.05.06 dlsgur9757@newspim.com |
이와 함께 검찰은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66) 옛 미전실 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최치훈(63)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김태한(63)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등 전·현직 고위 임원 10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불기소 권고 이후 법률·금융·경제·회계 등 외부 전문가들의 비판적 견해를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며 "수사 내용과 법리, 사건 처리 방향 등을 전면 재검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학계와 판례의 다수 입장, 증거 관계로 입증되는 실체의 명확성, 사안의 중대성과 가벌성, 사법적 판단을 통한 국민적 의혹 해소 필요성, 수사전문가로 구성된 부장검사회의 검토 결과 등을 종합해 주요 책임자 기소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됐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이사회 단계 △주주총회 단계 의결권 확보 목적 물산 자기주식 전격 매각 △주주총회 단계 투자 위험 정보의 은폐 및 가장 △주주총회 단계 합병 목적·경과·효과 등 합병 관련 허위정보 유포 △주주총회 단계 인위적 주가부양을 위한 허위호재 공표 △주주총회 단계 국민연금 상대 허위정보 제공 및 대통령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유도 △주주총회 단계 일반 소수·소액 주주에 대한 부정한 의결권 확보 작업 △주주총회 이후 단계 주식매수청구 억제를 위한 인위적 주가관리 등 8개의 공소사실이 적시됐다.
이밖에 외부감사법 위반 관련 2014회계연도 로직스 재무제표 거짓공시와 2015회계연도 로직스 재무제표 회계분식, 업무상 배임 등 총 16개 공소사실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지난 2015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 등을 불법적으로 진행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합병 결의 이후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회사에 팔 수 있는 권리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호재성 정보를 공개하고, 대량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했다고 봤다.
또 제일모직의 핵심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합병 이후 회계 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해 회사 가치를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이번 기소 결정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오는 3일 시행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전에 사건을 매듭지으려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장검사는 최근 인사에서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발령받았다. 같은 수사팀 소속 최재훈(45·사법연수원 34기) 부부장도 원주지청 형사2부장으로 이동한다.
윤석열(60) 검찰총장은 이 부회장 사건을 신중히 검토하기 위해 이 부장검사를 유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법무부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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