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10년 만에 결실…내년 최종 계약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한화디펜스가 K9 자주포의 호주 수출을 가시화했다.
한화디펜스에 따르면 호주 국방부는 3일 한화디펜스를 호주 육군 현대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랜드 8116' 자주포 획득사업의 우선공급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기타 지원 장비 등을 도입하는 이번 사업에는 약 1조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 한화디펜스는 호주법인(HDA, Hanwha Defense Australia)을 주축으로 호주 정부와 제안서 평가와 가격 협상 등을 진행한 뒤 내년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K9 자주포가 호주 사업에 도전한지 10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2010년 K9 자주포는 호주 육군 자주포 사업의 최종 우선협상대상 장비로 선정됐지만 현지 사정으로 2012년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한국과 호주 정부의 지속적인 국방·안보 협력 역시 이번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양국 정상은 작년 9월 국방방산 협력을 주요 의제로 정상회담을 개최했으며, 12월에 외교·국방(2+2) 장관 회의를 열고 방산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화디펜스는 작년 2월 멜버른에 호주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시설 구축 계획 등 현지화에 힘써왔다. 리차드 조 호주법인 대표 상무는 "현지 자주포 생산 및 정비 능력을 구축해 최고 성능의 장비를 호주 육군에 제공할 계획"이라며 "호주군을 통한 K9의 성능개선 활동이 K9 계열 장비를 운용중인 다른 국가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자주포 생산역량 강화를 위해 현지 중소 업체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현지 납품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현지 자주포 생산 시설 등이 구축되면 빅토리아주 질롱 지역에 약 35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9 자주포는 국내 포함 전 세계 1700여 대가 운용 중인 대한민국 대표 방산 수출 장비다.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수출된 K9은 155mm, 52구경장 자주포로 압도적인 화력과 높은 기동성 및 생존성을 자랑한다. 장거리 화력지원과 실시간 집중 화력 제공 능력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호주에는 방호력과 감시·정찰 능력이 한층 강화된 최신 K9 장비가 납품될 예정이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여파에서도 정상적인 생산 및 해외 납품을 이어가며 구매국가들에게 큰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는 노르웨이에 이어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도입하는 두 번째 국가가 될 예정이다. K10은 한번에 104발의 포탄을 적재할 수 있으며, 신속한 자동 탄약 공급으로 K9 자주포의 작전 능력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호주 육군에 납품될 K10 차량은 K9 자주포 수준의 방호력을 갖춘 'K10 AARV(Armored Ammunition Resupply Vehicle)' 기종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는 "호주 K9 도입 결정은 한-호주 국방·방산협력의 값진 결실이자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입증한 쾌거"라며 "호주 정부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현지 생산시설 구축과 인력양성 등에 힘쓰고 호주 방위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