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방송가에 '언니'들이 돌아왔다. 예능에서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던 여성들이 이제는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여성 주체 예능들이 속속들이 떠오르고 있다.
◆ 여성 예능의 트렌트 열다…넷플릭스까지 진출한 '노는언니'
방송가에서 송은이, 김숙, 박나래가 여성 예능인으로 맹활약한 가운데, 이번에는 여성만을 필두로 내세운 예능이 런칭됐다. 바로 E채널의 '노는 언니'이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도전하며 '놀아보는' 세컨드 라이프를 담아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노는언니' 포스터 [사진=E채널] 2020.08.03 alice09@newspim.com |
'노는 언니'에서는 방송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전 골프선수 박세리,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전 펜싱선수 남현희, 전 피겨스케이팅선수 곽민정, 수영선수 정유인, 전 배구선수 한유미가 출연해 신선함을 내세웠다.
해당 예능은 '여성이 주로 나오는 예능'을 목표로 제작됐지만, 기존의 여성 예능인이 아닌 여성 스포츠 선수를 필두로 내세우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실제 강호동, 임나기, 안정환, 서장훈, 현주엽 등 남성 운동선수 출신들은 예능가에 진출해 활발한 활동이 이어졌지만, 여성 스포테이너(스포츠+엔터테이너)는 드문 편이기었기에 '노는 언니'는 더욱 각광을 받았다.
또 시청자들은 알기 힘든, 선수로 활동했을 시절 고충들에 대해 털어놓으며 타 예능과는 차별점을 뒀다. '노는 언니' 방현영 CP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연예인 고정 MC가 있어야 한다는 걱정과 훈수가 많았다. 하지만 출연진이 주인공이 된 캐릭터 쇼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여자 PD라서 그럴 수 있지만, 멋있는 여성들을 TV를 통해 보고 싶었다"며 "저희는 이 분들의 근육, 승부욕을 보여드릴 수 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감췄다면, 저희 '노는 언니'에서는 다채로운 감정표현을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자, '노는 언니'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를 확정지었다. 지난 13일에는 1회부터 6회까지 전편이 공개됐고, 15일 7회를 시작으로 E채널 본방송 직후 넷플릭스에서도 '노는 언니'를 시청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노는 언니' 제작발표회 [사진=E채널] 2020.08.03 alice09@newspim.com |
무엇보다 이들은 전 세계인의 가슴을 뜨겁게 했었던 레전드 스포츠 스타들이었기에 예능프로그램 속 새로운 매력을 발산중인 이들의 변신은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색다른 흥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tvN '식스센스'부터 MBC '여은파'…JTBC도 여성 예능 런칭
'노는언니'가 호평을 받자 다른 채널에서도 여성 예능인을 필두로 내세운 예능을 런칭하고 있다. tvN은 오나라, 전소민, 제시, 러블리즈 미주와 유재석이 함께 하는 '식스센스'를 런칭해 첫 방송에서 3.2%(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나혼자산다'에서 사랑을 받은 여성 출연자 박나래, 한혜진, 화사(마마무)가 뭉쳐 만든 '나혼자산다' 디지털 스핀오프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여은파)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은파'는 MBC와 유튜브, 그리고 KT의 OTT 서비스 '시즌(Seezn)'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여은파'는 '나혼자산다' 방송 종료 후 밤 12시55분에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3.0%(11일 방송분)의 시청률로 10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심야시간까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여성 출연진을 내세운 예능들이 각광을 받자 JTBC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JTBC는 안영미, 박나래, 박소담, 솔라, 손나은이 함께 하는 캠핑을 테마로 한 '갬성캠핑'을 준비 중이다. 이번 예능은 여행하고 싶은 '여자' 스타들이 국내 명소 곳곳에서 1박 2일 캠핑을 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진=tvN '식스센스' 홈페이지] 2020.09.15 alice09@newspim.com |
이에 제작진은 "해외 여행지가 그리운 여행자들에게 국내의 이국적인 장소를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씻겨 줄 재미와 풍경을 안방에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MBC '놀면 뭐하니?'에서 프로젝트 그룹으로 나오는 환불원정대의 주인공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도 매 방송마다 화제를 모으며 시청률 1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한 방송 관계자는 "예전에는 남성 출연진이 주를 이루는 프로그램에 여성 출연자는 홍일점의 역할로 잠깐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여성 출연자들이 점차 개성이 강하고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시청률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여성 출연자들이 주축으로 나선 예능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여성 출연진을 주축으로 하는 예능이 앞으로 더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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