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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수능 볼 때처럼 찍어봐도 치킨은 살 수 없었다

기사입력 : 2020년09월28일 14:13

최종수정 : 2021년04월29일 15:32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지난 설날이 떠올랐다. 휠체어를 타고 1주일간 일상을 지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휠체어 타면 당연히 힘들겠지"가 아니라 정말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 도보 5분 거리도 몇cm의 턱 때문에 수백미터를 돌아가야 했다. 버스라도 한번 타려면 "씨XX이 바빠 죽겠는데 버스를 타냐"는 승객의 욕설도 참아야 했다. 직접 겪어보니 알았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이동권' 조차 휠체어 장애인에겐 사치였음을. 그래서 이들을 위해 기사도 써보고, 시청·버스터미널 등에 직접 민원도 넣어봤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하고 있던게 있었다. '이동권' 관련해서 휠체어 장애인들의 문제에 대해서만 많이 접하다 보니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해선 무심(無心)했다. 아니 문제 인식 조차 못했었다. 그러다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다. 버스터미널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앞에서 당황한 모습이 역력한 할아버지에게서 시각장애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시각장애인 점자블록이 없는 인도를 걷는건 지뢰밭길을 걷는 것과 같았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할아버지는 보여도 무인단말기 사용법을 모르는데 시각장애인들은 아예 사용을 못하겠구나 싶었다.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에게 편하다'라는 말처럼 철저하게 비장애인 위주로 돌아가는 이 사회에서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짐작해보고 싶었다. 광주시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5일(9월 24~28일)동안 흰 지팡이를 빌렸다. 

◆ 읽는 법, 걷는 법을 배웠다

6개의 돌출된 점을 이용해서 숫자, 한글, 영어 표기법을 배웠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바깥에 나가기 전, 광주시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점자 교육을 받았다. 생전 처음 배워보는 점자 교육은 암호를 푸는 것처럼 쉽지 않았다. 6개의 돌출된 점으로 숫자, 한글, 심지어 영어까지도 읽어야 했다. 손가락 끝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했다. 1시간의 교육으로 모든 점자를 인지할 수는 없었지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정도는 배울 수 있었다.

점자 교육 뒤에는 흰 지팡이 보행 방법을 배웠다. 점자 읽는 법도 배웠고, 흰 지팡이를 이용해 걷는 방법도 배웠으니 바로 거리로 나가겠다고 한 것을 복지관 관계자가 안된다고 말렸다. "기자님 체험도 좋지만 동네에서만 체험하세요. 안그러면 다쳐요" 낯선 동네에서는 도로 상황이 어떤지, 무슨 장애물이 있을지 모르니 익숙한 길을 돌아다니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집에서부터 먼저 체험 해보기로 했다.

◆ 8층 버튼 찾는 데 40초...항균필름 때문에 점자를 읽을 수 없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붙여놓은 항균필름이 시각장애인에겐 점자를 읽지 못하게 방해하는 장애물이 됐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아파트 입구에 도착해서 먼저 연습을 해봤다. 20여년을 살아왔던 만큼 아파트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는 것쯤은 아무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선 지금 내가 어디까지 걸어왔는지, 층수를 누르는 버튼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앞으로 쭉 걷다보니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우여곡절 끝에 열림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왔지만 또 한번 난관에 봉착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승강기 버튼에 붙이는 항균필름 때문이었다. 두꺼운 항균필름이 점자를 가려 잘 만져지지 않았다. 게다가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은 경우, 필름이 떨어지거나 훼손돼 점자를 읽는 것이 더욱 어려웠다. 열심히 외웠던 점자가 의미 없게 됐다. 결국 점자로 인식하는게 아닌 1층부터 한칸 한칸 손가락으로 더듬어가며 8층 버튼을 눌렀다. 평소 1~2초만에 눌렀던 버튼을 눈을 감으니 40초가 걸렸다. 

◆ 어둠 속에선 동네도 위험천만한 무법지대였다

안전하다고 느꼈던 집에서 조차 방향과 거리감각을 익히는데 힘이 들었다. 세수 할때는 보이지 않으니 옷에 물이 다 튀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눈 감고 돌아다니는 연습을 집에서 먼저 해봤다. 식탁은 어디에 있는지, 냉장고는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서 연습은 해보나 마나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녔다. 식사를 하기 위해 의자에 앉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칠흑 같은 어둠은 빛 속에 살아온 사람에겐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다. 두어번 우당탕 소란을 피우며 부딪히고 난 후에야 가까스로 의자를 찾아 앉았다. 걷는건 더 어려웠다.

눈을 감으니 발길질로 바닥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면서 걸어야 했고, 손은 벽을 더듬으며 걸어야만 그나마 안정이 됐다. 몸을 최대한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다녔어도 식탁 모서리에 옆구리를 찔리고 '윽' 하며 넘어졌다. 가장 안전할 줄 알았던 집도 눈을 감으니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다.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집에서 걷는 연습을 하루종일 했더니 그래도 조금은 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이 됐다.

흰 지팡이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의지할 곳이라고는 흰 지팡이 뿐이라는 생각에 20여년을 매일 같이 걸어온 길이 무서워졌다. 긴장된 나머지 땀이 줄줄 흘렀다. 머릿속에는 어디에 계단이 있고, 횡단보도가 있는지 지도가 이미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방향과 거리를 가늠하기 힘들어서 거북이 걸음으로 천천히 걸었다.

어디서 차량이 튀어나올지 몰랐다. 소리에 집중할 뿐이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누가 대신 안내라도 해주면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모든 순간마다 누군가 도움을 줄 수가 없으니까 시각장애인 보도블록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신호등 앞에만 드문드문 있을 뿐이었다. 시각장애인 보도블럭을 이용해서 어딘가를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진짜로 목숨이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지팡이로 땅바닥을 치면서 걸어가고 있을 무렵 '빠아아앙!!!' 자동차 경적이 울렸다. 너무 놀라서 눈을 뜨고 보니 차도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시각장애인들은 걷는 것 조차 위험천만한 모험을 하고 있는거였다. 

◆ 당신의 양심은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여기는 인도입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한번 위험한 상황을 겪으니 체험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이것이 일상이라는 생각을 하니 알리고 싶었다. 이들이 매일 어떤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지. 그래서 조금 더 동네를 걸었다. 흰 지팡이 사용법도 어느정도 익숙해지니 좌우에 벽이 있는지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다. 문제는 앞에 뭐가 있는지를 모른다는거였다.

점자블럭이 앞으로 향하라는 표시가 있어서 갔더니 머리를 '쾅'하고 부딪혔다. 불법주정차 차량이었다. 지난번 휠체어 체험을 할때도 불법주정차 차량 때문에 지나갈 수가 없어서 수백미터를 돌아서 가야 했는데 이번에도 골칫거리였다. 심지어는 인도 위에 올라온 차량까지도 있었다. 속으론 흰 지팡이로 자동차 한 대 딱 때려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당신의 양심은 어디에 [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횡단보도나 차도 쪽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옆으로 쌩쌩 달리는 오토바이, 전동킥보드까지 살인무기가 판 치고 있었다. 인도에서 타고 다니면 안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편리함을 이유로 무법자처럼 다니는 이들의 만행에 인도에서조차 안심할 수 없었다.

◆ "초록불로 바뀌면 말씀 좀 해주세요"

음향신호기 없는 신호등 앞에서는 초록불인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방법 뿐이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걸으면서 제일 힘든 순간이 신호등을 건널 때였다. 빨간불이면 멈추고 초록불에는 건넌다. 당연한 세상의 이치였다. 그러나 눈을 감은 세상에선 당연한 것도 당연하지가 않게 됐다. 음향신호기를 눌러야만 신호등이 초록불인지 빨간불인지 알 수 있었는데 대부분의 신호등에 음향신호기가 없었다.

그마저도 설치를 하기는 해야되니까 설치는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이용이 절대 불가능해 보이는 구석에 설치하기도 했다. 왜 이런 곳에 설치는 했는지 의문이 들어 광주시청에 전화를 해보니 돌아온 대답은 "그런 곳에 설치된줄 몰랐다"였다. 비장애인한테 누르라고 해도 못누르겠다고 눈으로 직접 봐보라고 했다. 그제서야 "확인해보니 시각장애인은 못누르는 구조에 설치돼 있었다"며 "현장에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음향신호기는 있지만 시각장애인이 도저히 누를 수 없는 위치에 설치돼 있다. 함께 찾아보시길. 힌트는 노란색 가판대 뒤편 [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음향신호기가 있으나 마나 한 상황을 겪으니 사람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 "혹시 초록불로 바뀌면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부탁을 해야만 했다. 2시간쯤 긴장한 채로 걸으니 신경이 곤두선데다 다리까지 아파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이미 녹초가 된 몸이라 지칠대로 지쳐서 버스를 타고 가면 편안히 집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위안이 됐다.

하지만 아무리 서있어도 도착정보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도착 정보가 따로 나오지 않는 정류장이었다. 용기를 내서 주변 사람에게 상무64번 버스가 도착하면 말해달라고 했다. 고맙게도 기자 또래의 나이로 추정되는 목소리를 가진 여성분이 버스 탑승까지 도와줬다.

여성분이 "몇번 버스를 타고 가냐"며 버스 탑승까지 도와줬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버스를 타기만 하면 편할줄 알았는데 바깥을 볼 수가 없으니 어디쯤 왔는지 알 방법이 없어서 버스 안내 소리에 집중하느라 쉴 수가 없었다. "다음 정류장은 OO입니다" 소리에 하차벨을 누르고 일어났다. 미리 일어나 있지 않으면 바로 문을 닫아버리는 버스 기사님의 성격을 잘 알기에. 고맙게도 운행 중 일어난 기자의 모습을 보고 행여나 다칠까 도와주는 몇몇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내릴 수 있었다. 

◆ 대나무를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다

눈을 감은 세상에서 느끼는 담양 죽녹원은 또 달랐다. 새 지적이는 소리, 바람 소리에 집중했다. 산책 삼아 걸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체험 3일차에는 과감하게 시외로 떠났다. 버스터미널의 무인단말기 장벽에 또 한번 어려움을 겪었지만 안내원의 도움으로 전남 담양군으로 향하는 버스표를 구매할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담양의 대표적 관광지인 죽녹원으로 가달라고 했다. 눈을 감고 도착한 죽녹원은 그동안 산책 삼아 걷던 때와 또 달랐다.

시원한 공기, 사람들의 수군대는 소리, 사진 찍는 소리, 새들이 지적이는 소리, 쉬익쉬익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끼리 부딪치는 소리는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어쩌면 크게 관심도 없던 소리였다. 눈으로 바라보기에 급급했으니까.

눈을 감은 세상에서는 보지는 못해도 죽녹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마음 속에 보이기 시작했다. 기자도 체험 전에는 편견이 조금 있었다. 보이지도 않는 시각장애인들이 여행을 왜 가나 싶어서 시각장애인 복지관 관계자에게 물어봤다. "새로운 공기, 새로운 냄새, 새로운 음식 모든 것들이 바뀐 것을 인지한다. 보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세하게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여행 그 자체를 온전히 즐기는 거였다.

◆ 언택트 시대가 낳은 또 하나의 차별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앞에서는 수능 때처럼 찍어보려고 해도 뭐가 찍히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담양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 뒤 허기가 져서 치킨을 시키려고 지문인식으로 핸드폰을 켰더니 켜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시리야(애플 아이폰 음성인식 기능)"를 외쳐도 배달앱을 켜기만 할 뿐. 주문을 할 수는 없었다. 스마트기술이 누구에게나 편리한 줄만 알았더니 시각장애인에겐 거대한 장벽이었다. 결국 가족의 도움으로 주문할 수 있었다.

광주시청으로 갔을 때에도 시각장애인의 차별은 당연시 되고 있었다. 방역을 이유로 출입문 세 군데 중에서 한 곳만을 개방했다. 한 곳만 개방한 것이 문제인 것은 아니나 시각장애인 보도블럭 등이 설치된 문을 폐쇄해서 시청 출입을 직원 안내 없이는 할 수가 없게 됐다. 직원의 안내로 들어와서도 핸드폰을 사용한 QR코드 전자출입명부는 사실상 '출입불가' 조치와 다를 바 없었다.

지나가는 커플들에게 사진 한 장만 찍어달라고 했다. 물 소리, 바람 소리, 따스한 햇빛. 보지는 못해도 느낄 수 있는 것들이었으니까. 그 감정들을 사진 한 장에 담고 싶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불편함을 겪게 한 것도 '사람'이지만 도움을 주는 이들도 결국 '사람'이었다. 5일 간의 체험을 통해 운이 좋게도 고마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점자 표시가 없어서 방황하던 나에게 식당을 안내 해준 아주머니,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손 잡아준 아저씨, 마트에서 물건을 집어주던 청년, 고장난 장애인 화장실을 고쳐달라고 대신 화내주던 할머니. 이외에도 참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혹시라도 이 기사를 보고 메일(kh10890@newspim.com)로 연락을 준다면 밥이라도 한끼 대접하고 싶다. 진심이다. 어떤 마음으로 도와준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졌다고는 해도 서로 돕고 사는 사회를 실천해주는 이들이 더 많기에 세상이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시각장애인 점자블록이 뒤죽박죽 엉켜있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국내에 등록된 장애인은 262만여 명이다. 전체 인구 대비 5.1%정도 되는 셈이다. 그 중에서 25만여 명이 시각장애인이다. 광주만 해도 시각장애인이 7000여 명이나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거의 보지 못했다. 5일 간의 체험으로 알았다. 이들은 철저하게 비장애인에 맞춰진 사회에 밖을 나오고 싶어도 나갈 수가 없는거였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홀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이들도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장애인이 된 것이 아니다. 국내 등록 장애인 중 90.5%가 후천성 장애인이다. 불행한 사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5일간의 체험으로 알았다. 시각장애인은 밖을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거였다. 도로위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몰라서.[사진=전경훈 기자] 2020.09.28 kh10890@newspim.com

우리는 종종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말한다. 그리고 이 말이 정책의 기본방향인 것처럼 말을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소수의 행복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손해나 피해의 대상이 된다면 어떨까? 앞서 90%가 넘는 장애인들이 후천성 장애인이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가 소수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남을 위해서가 아닌 혹시 모를 나·가족·친구의 불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로가 배려하면서 살아가면 어떨까.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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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 릴리, 먹는 비만 약 임상 성공적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주사 없이 하루 한 알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17일(현지시간) 현재 회사가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작용제 '오포글리프론'의 임상 3상 시험에서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40주간 진행됐다. 최대 용량을 복용한 환자들은 평균 체중의 7.9%(약 7.3kg)를 감량했으며, 시험 종료 시점에도 체중 감량이 멈추지 않아 체중 감량 정체기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라이 릴리는 "이번 결과는 주사제에 버금가는 수준이며, 안전성과 내약성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일라이 릴리 로고 [자료=로이터] 다만, 당뇨병 치료의 핵심 지표인 혈당 조절 효과(A1c)는 1.3~1.6%포인트 개선에 그쳐,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한 1.8~2.1% 수준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위약군이 0.1% 감소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개선이라는 평가다.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위장 장애였으며, 최대 8%의 환자만이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특성상 주사제보다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데이터는 이를 크게 웃돌지 않았다. 오포글리프론은 기존 주사제인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등과 달리 펩타이드가 아닌 비펩타이드 경구 약물로, 체내 흡수가 더 용이하고 식이 제한이 필요 없는 것이 강점이다. 또한 제조 공정이 간단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글로벌 수요 대응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일라이 릴리는 올해 말 비만 치료제로 먼저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며, 당뇨 치료제는 2026년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은 총 7건(당뇨병 5건, 비만 2건)으로, 경쟁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로슈, 바이킹 테라퓨틱스보다 최소 3년 이상 앞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0년대 초 15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 경구형 약물만 500억 달러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공급난 해소와 주사제 대체 가능성을 모두 갖춘 오포글리프론이 상용화될 경우, 일라이 릴리가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보도 내용에 이날 뉴욕 증시 오전 거래에서 일라이 릴리(LLY)의 주가는 16% 넘게 급등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4-1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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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회·대통령실, 세종 이전 추진"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6·3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는 17일 "세종을 행정수도의 중심으로 완성하겠다"며 국회의사당과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완전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 건립하겠다"며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시 완전 이전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2025.04.16 mironj19@newspim.com 이 예비후보는 이날 충청 지역 공약 로드맵을 제시했다. 세종은 행정수도로, 대전은 세계적 과학 수도로 만들겠다고 했다. 대전에 대해서는 "대덕연구특구를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클러스터로 전환하겠다"며 "글로벌 융합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인재 양성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예비후보는 대전연구특구를 "AI와 우주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전략과 연계해 세종을 스마트·디지털 행정 허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삭감된 R&D 예산은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 충청권에는 대전(AI·우주산업)~세종(스마트행정)~충북(바이오·반도체·이차전지)~충남(디스플레이)를 잇는 첨단산업벨트 구축을 약속했다. 이 예비후보는 "보령‧태안‧당진에 있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지역을 태양광·풍력·그린수소 등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전환하는 지역 지원 특별법을 추진하겠다"며 "논산, 계룡에 국방 관련 기관을 유치해 스마트 국방산업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예비후보는 "충북 내륙은 휴양·힐링 관광벨트로 발전시키겠다"며 ▲청주~증평~진천~음성까지 이어지는 관광·휴양지 조성을 지원 ▲충주호와 단양8경은 호반 관광·휴양벨트로 연결하고, 소백산~속리산~장령산~민주지산을 잇는 백두대간 탐방벨트 조성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청주공항을 확장하고, 사통팔달 광역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며 ▲청주국제공항에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 ▲충남 서산~천안~청주~경북 울진을 잇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조기 확정 등을 약속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2025.04.14 photo@newspim.com 다음은 이 예비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충청 지역 공약 전문이다. <이재명 경선후보 페이스북 게시용 충청 지역공약>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심장, 충청을 행정‧과학 수도로 만들겠습니다" 충청은 국토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심장입니다.수도권과 남부권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충청의 심장이 힘차게 뛰어야, 대한민국 경제의 혈맥이 살아납니다. 수도권 집중으로 지역은 소외되고, 기회는 편중됐습니다.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충청에 맞는 산업을 배치하고, 과감한 투자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저 이재명, 진짜 균형발전에 앞장서겠습니다. 충청을 '행정·과학 수도'로 조성해,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 삼겠습니다. 세종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대전은 세계적 과학수도로 만들겠습니다.충북은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충남은 환황해권의 거점으로 완성하겠습니다. 첫째, 세종을 행정수도의 중심으로 완성하고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겠습니다.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 건립하겠습니다.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시 완전 이전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겠습니다.중단(2019년)된 공공기관 이전을 조속히 재개하겠습니다. '무늬만 혁신도시'가 아닌 실질적 기능을 갖추겠습니다.대전과 충남 혁신도시에는 지역 경쟁력을 고려한 공공기관을 유치하겠습니다.충북혁신도시는 중부내륙 성장거점으로 키우겠습니다. 둘째, 대전을 한 차원 높은 과학 수도로 만들겠습니다. 대덕연구특구를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클러스터로 전환하겠습니다.글로벌 융합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인재 양성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겠습니다. 삭감된 R&D 예산은 대폭 늘리고, 연구자와 기술자 정주 여건도 개선하겠습니다.성과 지원을 두텁게 해 무너진 연구 생태계를 다시 일으키겠습니다. 셋째, 충청권에 첨단산업벨트를 구축하겠습니다. 대전(AI·우주산업)~세종(스마트행정)~충북(바이오‧반도체‧이차전지)~충남(디스플레이)을 잇는 유기적인 첨단산업벨트를 구축하겠습니다. 대전 대덕연구특구는 AI와 우주산업 중심지로 키우겠습니다.'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전략과 연계해세종을 스마트‧디지털 행정 허브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충북은 K-바이오스퀘어를 조기 조성해글로벌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하겠습니다.이차전지‧반도체사업 분야는 R&D와 인력 양성 인프라를 강화해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겠습니다. 충남은 국제 경쟁력과 생산성을 갖춘,미래형 디스플레이 산업 메카로 만들겠습니다.국산화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핵심 소재‧부품기업을 육성하겠습니다.혁신공정 플랫폼 등 인프라도 갖춰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를 지원하겠습니다. 보령‧태안‧당진에 있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지역을태양광‧풍력‧그린수소 등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전환하는지역 지원 특별법을 추진하겠습니다.논산, 계룡에 국방 관련 기관을 유치해 스마트 국방산업 발전을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환황해권 해양관광벨트와 충북 휴양‧힐링 관광벨트를 조성하겠습니다. 서해안 해양 생태를 복원하고,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을 지원하겠습니다.해상교량 건설로 서해안 관광도로망을 완성하겠습니다.서천 브라운필드는 재자연화를 거쳐 생태관광 명소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서산 부남호와 간월호는 해수 유통 등 역간척 사업으로 생태계를 복원하고, 해양신도시 개발도 함께 지원하겠습니다.금강 하구에 해수를 들여 자연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입법과 제도개선으로 뒷받침하겠습니다. 충북 내륙은 휴양·힐링 관광벨트로 발전시키겠습니다.도민의 뜻을 모아 미호강 수질을 개선하고, 청주 ~ 증평 ~ 진천 ~ 음성까지 이어지는 관광·휴양지 조성을 지원하겠습니다.충주호와 단양8경은 호반 관광 ‧ 휴양벨트로 연결하고, 소백산~속리산~장령산~민주지산을 잇는 백두대간 탐방벨트 조성도 지원하겠습니다. 다섯째, 청주공항을 확장하고, 사통팔달 광역 교통망을 구축하겠습니다. 청주국제공항에 민간전용 활주로를 신설해, 중부권 거점공항이 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충남 서산~천안~청주~경북 울진을 잇는중부권 동서횡단철도는 조기에 확정하겠습니다.충북선‧호남선 고속화를 서둘러 X자형 강호축 철도망을 완성하겠습니다. 대전~세종~오송~청주공항을 연결하는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는 적기에 착공하고,GTX의 천안‧아산 연장도 신속히 추진하겠습니다. 잠실 또는 동탄에서 청주공항까지 이어지는수도권내륙 광역철도도 빠르게 추진하겠습니다. 우선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대전조차장 부지를 시작으로,대전 도심 철도 지하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서해대교 인근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제2 서해대교 건설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충청권 시민, 도민 여러분!저는 늘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왔습니다.자부심 넘치고 행복한 도시 충청을 만들겠습니다. 4개 시도가 하나 되어 통합경제권을 만들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충청이 살면 대한민국이 살 것입니다.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입니다. 감사합니다. ycy1486@newspim.com 2025-04-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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