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그간 발사체 발사시 이동형 차량 모습은 감춰
버뮤데즈 "신형 이동차량 공개해 北 전략군 과시할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평양 미림비행장과 김일성광장 등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형 이동형 미사일 차량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조셉 버뮤데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위성분석 선임연구원 겸 한국석좌는 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면서 예년에 비해 장비를 은폐하기 위한 다양한 시설을 세웠다"며 "시설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열병식에서 신형 탄도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015년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기념일(9.9절) 70주년 열병식. [사진=북한중앙TV] |
버뮤데즈 석좌는 이어 "다만 열병식에서 북한이 신형 무기를 선보인다고 해서 실제로 관련 역량을 보유했다고 간주하긴 어렵다"며 "가령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실제 시험발사를 통해 역량을 선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 공개만으로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기만효과를 야기하는 것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버뮤데즈 석좌는 아울러 "북한이 열병식에서 외부 관객의 반응을 고려한 기만효과를 노린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번 열병식에서는 새로운 이동형 미사일 차량(TEL)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까지 북한이 단 한번도 공개하지 않은 미사일 이동형 차량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과,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항상 외부 관객들에게 노출하고자 하는 무기만 선보인다는 점을 연계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8월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 장면을 전하면서도 이를 발사한 이동형 차량 자체는 화면을 뿌옇게 만들었고,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새로운 미사일 이동형 차량 가능성을 주시해왔다.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 국가정보 국장실(ODNI) 북한 담당관도 지난 2일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과의 화상대담에서 "북한이 어떤 종류의 이동형 미사일 차량 등을 열병식에서 선보일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언급했다.
버뮤데즈 석좌는 이와 관련해 "외부관객들에게 기존에 보유한 것보다 길고 큰 발사관을 지닌 이동형 미사일 차량을 선보일 경우, 북한이 이 차량에 실을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개연성을 암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이동 차량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함으로써 북한 전략군이 예상보다 규모가 크고,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번 열병식에서 미사일 보다는 신형 미사일 이동 차량 공개 여부가 더 중요한 요소"라고 언급했다.
베넷 연구원은 "미사일은 직접 발사하지 않는 이상 외부 관객들이 모조품으로 치부해 쉽게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신형 미사일 이동차량 공개는 실제 북한이 그런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치적 목적에 더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이 열병식에서 선보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전용 이동차량의 수량을 늘림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연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대량생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