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 이틀째인 13일(현지시간) 배럿 지명자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국민의료보험법(ACA)과 낙태법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기를 피했다.
이날 로이터통신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배럿 지명자는 이날 워싱턴 의회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준 청문회에서 낙태와 오바마케어가 보수 대법관의 임명으로 뒤집힐 것이라는 진보계의 우려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우선 배럿은 오바마케어와 관련해 어떤 법률적 접근을 할지 밝히지 않은 채 "나는 ACA에 적대적이지 않다"고만 말했다.
배럿은 또 백악관이 오바마케어 폐기를 지지할 것을 확인받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는 그런 요청을 받지 않았다"면서 "만일 요청을 받았다면 그것은 매우 짧은 대화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원은 공화당 53명과 민주당 47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배럿이 인준에 성공한다면 미국의 대법원은 보수 대 진보 6 대 3으로 기울어지며 트럼프 대통령은 세 번째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
에이미 코니 배럿 미 대법관 지명자가 13일(현지시간)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배럿은 여성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과 관련해 대법관들이 판례를 뒤집기 위해서는 대체로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된다고 밝히고 "나는 낙태나 다른 어떤 쟁점에 관해서라도 법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배럿을 향해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잘못 결정됐으며 뒤집혀야 한다는 앤터닌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의견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배럿 지명자는 답하지 않았다.
이에 파인스타인 의원은 "이 나라 인구 절반인 여성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에 대해 즉답을 듣지 못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종교색이 짙은 보수파들은 대법관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를 고대하고 있다.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배럿이 대법원에서 판결을 내릴 때 종교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배럿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배럿은 다가오는 대선과 관련해 소송이 제기될 경우 이를 기피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결국 대법원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으며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하면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배럿 지명자는 백악관의 그 누구도 대선이나 다른 쟁점과 관련해 어떻게 판결해야 하는지 약속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그것은 엄청난 사법 독립성의 위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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