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고스트'가 죽음도 뛰어넘은 가장 원초적인 감정, 진정한 사랑과 기적을 노래한다. 화려한 영상미와 무대, 마술 효과 속에 흐르는 메시지가 힘든 시기 모두의 가슴을 뜨겁게 적신다.
7년 만에 돌아온 '고스트'가 현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초연에 출연했던 주원, 김우형, 아이비, 박지연, 최정원이 다시 돌아왔다. 뉴캐스트 김진욱도 합류했다. 원작영화 '사랑과 영혼'으로 전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던 고전같은 로맨스가 올 가을 무대에서 펼쳐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뮤지컬 '고스트'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2020.10.16 jyyang@newspim.com |
◆ 권선징악보다는 '멜로' 집중…소름끼치는 연출과 열연
'고스트'의 내용은 영화 '사랑과 영혼'을 기반으로 해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다. 사랑하는 몰리(박지연)을 두고 먼저 죽게 된 샘(김우형)은 자신의 죽음이 우연이 아닌 계획범행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배후를 알게 된다. 위험에 처한 몰리를 구하기 위해 심령술사 오다 메(최정원)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몰리는 샘의 영혼에 관해 얘기하는 오다 메를 경계하지만 나중에는 결국 받아들이고, 기적을 경험한다.
뮤지컬에서는 무엇보다 영화 속 CG로 표현됐던 유령 샘이 어떻게 무대에 구현될 것이냐가 모두의 관심사였다. 초연 때 화제를 모은 것처럼, 샘 역을 맡은 김우형은 놀라운 마술적 효과로 문을 통과하는가 하면 손으로 물건을 잡지 못하는 장면들을 연기해낸다. 눈 뜬 채로 속임수에 당하는 기분이다. 김우형은 짙은 감정신에 몰입하는 것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객석을 놀라게 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뮤지컬 '고스트'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2020.10.16 jyyang@newspim.com |
몰리 역의 박지연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시종일관 객석을 눈물짓게 한다. 맑고 청아하지만 짙은 감정이 담긴 그의 노래는 몰리와 샘의 사랑을 더 아름답게 빛낸다. 박지연은 샘을 잃고 슬픔의 빠진 행동과 말투, 의심에 가득찬 표정, 벅차오르는 눈물로 이 뮤지컬의 감동 포인트를 제대로 살려낸다. 초연 페어인 김우형과 연기호흡도 완벽하다.
◆ 마술적 특수효과가 가득한 무대…유쾌한 쇼·뜨거운 감동을 동시에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아쉽게도 '고스트'의 권선징악적인 주제는 그리 큰 울림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칼(백형훈)은 돈에 눈이 멀어 샘을 배신하지만, 다소 단편적인 캐릭터로 느껴진다. 이야기 자체보다는 죽어서도 몰리를 지키려는 샘의 진심만이 이 뮤지컬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오다 메와 앙상블의 유쾌한 쇼는 볼 거리를 제대로 챙겨준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뮤지컬 '고스트'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2020.10.16 jyyang@newspim.com |
다만 고전같은 이야기와 현대적인 기술이 결합한 환상적인 무대는 모두에게 특별한 잔상으로 남을 듯 하다. 영혼이 된 샘의 존재감과 액션 연기는 3겹 구조물로 이뤄진 LED 무대로 구현된다. 마치 에너지의 움직임을 물의 파장처럼 시각적으로 표현한 마술같은 특수효과가 배우들의 연기와 감흥을 극대화시킨다.
조명이 주는 효과도 상당하다. 샘에게 비추는 푸른빛 조명은 그가 몰리에게 더이상 다가갈 수 없는 존재임을 시시각각 일깨운다. 그런 두 사람이 마지막에 비로소 기적을 경험하는 순간, 조명효과가 빛을 발한다. 말 그대로 기적과 사랑을 시각화한 아름다운 빛의 조화가 둘을 감싸고, 객석은 뜨거운 감동에 젖어든다. 단지 넘버와 대사, 연기를 넘어 모든 기술과 무대가 한데 뭉쳐 '고스트'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가장 원초적인 사랑의 기적을 경험하고 싶다면, 관람을 추천한다. 2021년 3월 1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텨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