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 업체 스킨앤스킨 매출 LG생건 자회사 CNP 의존도 80% 달해
코스닥 상폐 위기...내달 중 거래소 결정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주요 임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스킨앤스킨이 코스닥 상장폐지 등 경영 위기에 놓였다.
스킨앤스킨의 경영 지속에는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씨앤피코스메틱스(이하 CNP)의 결정이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NP가 스킨앤스킨의 기업 이미지 훼손을 고려해 발주를 중단하거나 축소할 경우, 스킨앤스킨의 매출 약 80%가 소멸되면서 영업적자가 심화되는 탓이다.
21일 스킨앤스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오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다음달 17일까지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쳐 스킨앤스킨의 상장폐지 여부 혹은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10.20 hrgu90@newspim.com |
스킨앤스킨은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달 23일에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올랐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의 핵심 인물들이 스킨앤스킨의 자금 150억원을 덴탈 마스크 유통 사업 명목으로 빼돌려 횡령, 펀드 환매 중단을 막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스킨앤스킨의 개선계획서에는 해당 혐의를 받는 임원들의 해임안 외에도 재무개선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스킨앤스킨은 지난 8월 반기보고서 제출시 감사의견 부적정으로 '의견거절'을 받은 바 있다.
스킨앤스킨의 전신인 ㈜MBK는 2016년 초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중단하고 그해 말 자회사 스킨앤스킨을 흡수합병하면서 주력 사업을 화장품 OEM 사업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6월에는 OLED사업부를 영위하던 씨엠디엘 지분 100%를 매각하면서 매출의 97.5%가 화장품 OEM 사업부에서 발생하는 상태다.
이 중에서도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CNP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은 상당하다. 2017년 89%, 2018년 79%, 2019년 77%, 2020년 상반기 73%로 차츰 매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는 상태이긴 하나, CNP 외에 주요 발주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킨앤스킨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발주처를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매해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왔다. 스킨앤스킨 측은 "CNP 외에 매출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영업인력을 확충하고 글로벌 화장품 회사를 고객사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체 브랜드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P가 옵티머스 사기를 염두에 두고 거래 관계를 중단하거나 발주량을 축소할 경우 스킨앤스킨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3년 연속 적자 지속 상태인 스킨앤스킨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짧은 제품 특성상 OEM 발주는 단기로 진행된다. CNP가 소비자 판매 약 2개월 전에 스킨앤스킨에 제품 생산 주문을 하면 스킨앤스킨이 OEM으로 납품하는 형태다. 현재 스킨앤스킨은 CNP 뮤제너 라인의 수딩팩, 스팟 패치, 앰플 등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주문자 입장에서는 화장품 용기 뒷면에 생산 업체가 표기되기 때문에 OEM 업체의 생산 능력뿐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도 중요하다"며 "화장품 대기업의 경우 특정 제품 라인별로 OEM 업체를 다양하게 구성하는데 그만큼 거래 변동이 잦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스킨앤스킨 이 모 회장과 대표이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 6월 스킨앤스킨의 자금 150억원을 덴탈 마스크 유통 사업 명목으로 빼돌려 횡령하고 구매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 이체확인증을 만들어 이사회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150억원은 마스크 도·소매업 등을 하는 옵티머스 관계사인 이피플러스로 넘어갔으나, 주로 옵티머스의 펀드 환매 중단을 막는 데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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