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COVID-19)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90%를 넘는다는 임상시험 예비 결과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환호했지만, 전문가들은 백신이 경제 문제의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으며 완전한 회복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계했다.
투자은행 UBS의 악셀 베버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전망이 비관적이지는 않지만 빠른 경제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라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COVID-19) 백신 2020.11.09 gong@newspim.com |
지난 9일 화이자가 백신 임상시험 예비 결과를 발표한 직후 경제 및 사회 정상화 기대에 글로벌 위험자산이 급등했으나, 이내 대량 생산과 물류 및 운송 등의 난제들이 부각되면서 축제 분위기가 다소 위축됐다.
1인당 2회 접종이 필요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현재 생산 속도로는 연말까지 2500만명분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 인구 약 75억명의 30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양사는 올해 최대 5000만회분을 생산하고 내년 생산량을 13억회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과 유럽, 영국 등 선진국들이 선계약을 통해 수백만회분을 선점한 가운데 나머지 물량을 놓고 쟁탈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베버 회장은 "백신 개발 진전은 분명 좋은 소식이지만, 국내 및 글로벌 차원의 백신 프로그램을 수립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며 의료인 등 코로나19 대응 일선 인력과 취약계층부터 접종한 후 나머지 인구에 접종해 집단면역을 달성하기까지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소식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호재이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연간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고 배분에 있어서도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노던트러스트의 칼 타넨바움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이 올해 미국 당국의 승인을 얻겠지만, 내년까지 필요한 물량을 모두 확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백신 상용화가 미국 경제에 '즉각적 경기부양'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며, 미국은 여전히 더욱 큰 규모의 재정적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1월 이후 일자리를 잃은 1000만명의 미국인들이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했고, 이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세수 급감으로 각 주 및 지방 정부의 예산이 엉망진창이 된 것도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공공 근로자 감원과 서비스 중단 등이 이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의회가 깊은 분열 속에 빠져있기 때문에 내년 차기 대통령 취임 전까지 추가 경기부양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낮다고 지적했다.
타넨바움 이코노미스트는 "결과적으로 이미 성장 동력을 잃은 미국 경제는 백신 상용화만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샌프란시스코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새로 생긴 '타겟' 매장에서 직원 300명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직자들이 매장 앞에 몰려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2020.09.04 go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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