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샌드박스는 '팁스타운'...입주과정 역시 비슷해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멀게만 느껴지던 '창업'이라는 개념이 이제는 좀 가깝게 느껴진다." 창업은 '남 일' 이라고만 생각했던 30세 이씨는 최근 드라마 스타트업을 보고 창업의지가 샘솟는다고 했다.
최근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스타트업'이 인기를 얻으면서 청년들의 '창업의지' 역시 커지고 있다. 정규직 일자리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던 청년들의 생각이 바뀐 건 왜일까. 청년들은 드라마 스타트업을 보면서, 창업은 곧 돈 잃는 지름길이라는 편견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팁스타운 현황. [사진=팁스타운 캡쳐] 2020.11.13 jellyfish@newspim.com |
청년들의 편견을 깬 건 드라마 속 '샌드박스'라는 공간이다. 샌드박스는 창업을 위해 필요한 자금과 공간 그리고 사업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멘토링 시스템이 갖춰진 곳이다. 창업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주는 꿈의 공간인 셈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꿈같은 공간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현실판 샌드박스는 '팁스타운'이다. 팁스타운은 기술력을 갖춘 유망한 창업팀에게 과감한 창업 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엔젤투자, 보육, 멘토링과 함께 연구개발(R&D) 자금이 일괄 지원된다.
팁스타운은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로에 있다. 팁스타운이 있는 거리는 실제 '창업가 거리'로도 지정돼 있다. 팁스타운에는 운영사 9개와 창업팀 51개, 창업지원기관 8개 등 총 569명이 입주해 있다.
팁스타운에 입주하기 위한 과정 역시 드라마에서 실감나게 다뤘다. 배우 수지와 남주혁 등은 드라마에서 팀을 이뤄 이틀간 '해커톤'을 치뤘다. 해킹이랑 마라톤의 합성어인데, 드라마 속 참가자들은 이틀간 고난이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한 후 사람들에게 발표했다.
팁스타운에 입주하기 위해 '해커톤'은 필수다, 이를 통해 예비창업가들은 각자의 글로벌 역량과 경쟁력을 입증한다. 해커톤을 거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이 기본인만큼 팁스타운에 입주하려면 '기술 경쟁력'이 핵심이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팁스타운 입주시 받는 혜택. [사진=팁스타운 캡쳐] 2020.11.13 jellyfish@newspim.com |
'기술'이 확보된 예비 창업가들이 팁스타운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 이후 운영사에서 투자심사를 통해 1.2배수를 선정한다. 향후 창업팀 선정평가를 통해 역량과 기술아이템 전문성, 운영사 투자 및 지원계획 등을 심사한다. 그렇게 팁스타운에 입주하게 되면, 향후 투자와 멘토링 등을 받게 되는 것이다.
국내 한 엑셀러레이터는 "드라마가 현실을 정말 잘 반영했다"며 "많은 청년들이 국내 창업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드라마 제작 취지대로 시작(START)과 성장(UP)을 위해 많은 청년들이 창업에 뛰어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창업진흥원 관계자 역시 "드라마 작가가 몇년 동안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서 취재를 충실히 한 것으로 안다"며 "이 기회로 청년들의 스타트업과 벤처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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