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미래가치를 창출" 최태원 회장 의지 적극 반영
AI로 반도체 미세화 한계 극복...향후 '산업 AI 분야' 1등이 목표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SK하이닉스가 산업용 인공지능(AI) 전문회사 '가우스랩스'를 필두로 생산성을 높이는 제조 혁신에 나선다. 제조현장에서 발생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분석, 제조 공정의 난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다.
우선 미세공정 난이도 증가 등으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도체에 선제적으로 AI를 적용한다. 반도체는 제조 공정이 복잡해 AI에서도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SK하이닉스는 김영한 UCSD 종신교수를 가우스랩스 대표로 선임했다. [사진=SK하이닉스] 2020.11.17 sjh@newspim.com |
◆ AI를 통한 SK 딥체인지, '가우스랩스' 탄생시키다
17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설립한 가우스랩스는 SK의 첫 독립법인이다. 자본금은 5500만 달러로 SK하이닉스가 2022년까지 전액 투자한다.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한국에는 사무소를 두고 운영한다.
가우스랩스의 탄생 배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메시지인 'AI와 DT(Digital Transformation)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 자리잡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이천포럼에서 "혁신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SK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며 AI와 같은 혁신기술을 통해 SK의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를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AI를 딥체인지의 화두로 삼고 지난해부터 AI 전문기업 설립을 검토하기 시작, 별도 법인으로 가우스랩스를 세웠다.
초대 대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6월 수석 연구위원(전문급)으로 영입한 김영한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종신 교수다. 그는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 회원(Fellow)으로 세계적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 측은 "기술적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겸비하고 있어 AI하이닉스의 AI 혁신과 가우스랩스의 성장을 이끌 최적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 반도체 공정 난제 해결이 첫 목표...IPO도 계획
가우스랩스의 첫 도전 과제는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공정의 난제를 해결하고 효율성을 강화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가장 큰 산업 중 하나이자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최근 인텔 낸드 플래시 사업 부문 인수 계약 체결, 용인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SK그룹 사업에서 반도체 관련 포트폴리오가 계속 확장되고 있다"며 "가우스랩스는 이에 발맞춰 첫 사업을 반도체 제조 현장의 혁신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맞닥뜨린 기술 난제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미세화 기술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김 대표는 "반도체는 '정밀 제조의 꽃'으로 D램이나 낸드를 제조할 때 600~700개의 공정을 거쳐야 하고 90일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그만큼 제조 현장에 난제들이 많은데 이를 해결하면 다른 제조 분야에도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우스랩스는 기술 난제 해결을 위해 자체 프로세스를 구축, 생산 공정 전반에 지능화와 최적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특히 AI 기술이 정밀한 반도체 공정을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도 내다봤다.
향후에는 '스마트 팹(Smart Fab)'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자체적으로 세운 지능화·최적화 프로세스가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목표는 산업 AI 분야 1등이다. 김 대표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기반의 AI 서비스가 주류를 이뤘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 간 거래(B2B) 기반 AI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에너지, 바이오 등 SK의 제조 관계사뿐 아니라 전 세계 제조 기업을 아우르는 AI 전문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올해까지 20명 수준의 글로벌 AI 전문가를 확보하고, 2025년까지 200명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며 "회사를 성장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공개(IPO)까지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