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 없던 해자 실체 드러나…"읍성연구 귀중한 자료"
[서천=뉴스핌] 송호진 기자 = 충남문화재자료 제132호인 서천읍성 남쪽 성벽구간 발굴조사에서 방어시스템이 온전한 모습으로 드러났다.
서천읍성은 조선시대 금강으로 침입해 오는 왜구들로부터 양민을 보호하기 위해 세종 연간(1438~1450)에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1일 서천군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따르면 서천읍성 발굴조사결과 성외부로부터 해자+목익(땅에 박아놓은 목창)→방어시설→성벽·치성으로 구성된 3단계의 온전한 방어시스템이 확인됐다.
서천읍성 발굴조사현장 [사진=충남역사문화연구원] 2020.12.01 shj7017@newspim.com |
이번 조사에서는 그간 문종실록 등의 문헌으로 서천읍성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던 해자가 그 실체를 드러내 주목받고 있다.
해자는 성벽으로 적의 접근을 막는 시설로 성벽의 앞쪽에서 약 11m 거리를 두고 암반을 굴착해 '∪'자형으로 만들어졌으며 내부에 석축시설을 조성했다.
너비는 7~8m 정도로 해자 안에는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목익시설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해자와 성벽사이에서는 약 1.5m 간격으로 43기의 방어시설이 확인됐으며 평면형태는 방형으로 내부에는 잡석으로 채워져 1차 방어선인 해자에 이어 2차 방어선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벽에 사각형 모양으로 돌출된 치성은 성벽과 함께 입체적인 방어선을 구성하는 시설이다. 전면 9.7m, 측면 8.3m의 큰 규모로 성벽의 높이는 약 3m 이상으로 남아있어 보존상태가 매우 우수하다.
자문위원들은 "체성과 해자사이에 등간격으로 시설한 방어시설은 배치 등을 감안할 때 목책 및 사선목익시설일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예가 흔치 않은 만큼 읍성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것" 이라고 평가했다.
노박래 군수는 "서천은 서천읍성과 한산읍성, 비인읍성이 공존하는 읍성의 도시로 서천읍성 발굴조사에서 새롭게 확인된 해자와 방어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고 서천읍성이 군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병희 문화연구원장은 "서천읍성의 발굴조사가 진행될수록 잘 보존되어 있는 읍성의 모습에 매번 놀라게 된다"며 "금번 발굴조사 성과를 통해 정비․복원과 함께 사적으로 승격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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