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3일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선거 불복 주장을 이어가면서 1억7천만 달러(1천844억4천만원) 안팎의 거액을 모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측이 대선 이후에도 근거없는 부정선거와 선거 불복을 주장을 제기하면서 이를 위한 모금활동에 나서 1억7천만 달러를 거둬들였다며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측이 11·3 선거 이후 1억5천만달러(1천662억원)를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WP는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측의 선거 불복 관련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거액의 헌금을 내놓았지만, 모금액의 상당액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 정치활동에 사용할 계좌로 유입되고 소송과 재검표 비용에는 일부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11월 대선 이후 모금은 트럼프 대통령측이 운영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위원회'가 주도했으며 지난 달 트럼프 대선 캠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등과 공동 모금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들은 지지자들에게 "선거 승리를 지켜내야 한다. 지금 당신의 지원이 절실하다" 등의 이메일 등을 보내 기부를 독려했다.
이렇게 모금된 금액은 대선 기간보다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는 지난 9월 8천100만달러를 모금한 것이 최고 기록이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캠프는 자금난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WP는 이번에 모금된 금액 중 75%는 새로 설립된 '미국 구하기 리더십' 정치활동위원회(PAC)로 유입되며 나머지는 트럼프 대선캠프와 RNC에 배분된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리더십 PAC'은 다른 정치모금기구에 비해 규제가 적고, 주로 퇴임 선출직의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 주장을 통해 퇴임 이후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한 든든한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정치자금 규제를 위해 활동하는 '캠페인 리걸 센터'의 브렌던 피셔는 WP에 "소액 후원자들은 (자신의 돈이) 트럼프 캠프의 부채를 상환하거나 퇴임이후 정치활동을 위해 돈을 내고 있는 것"이라면서 일반 후원자들은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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