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마진율 1.5%...운용 수익 연 1000억 가까워
롯데그룹 퇴직연금 이탈하면 수익창출능력 급감
[편집자 주]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 최원진 사장이 회사를 이끈 지 약 1년이 지났다. 사모펀드는 인수한 회사의 체질을 단기적으로 개선한 후 몸값을 높여 재매각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에 사모펀드가 인수한 회사는 변화가 극심하다. 롯데손보의 1년간 변화를 분석한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가 향후 롯데손해보험을 재매각 할 때 롯데그룹의 퇴직연금 유지가 롯데손보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롯데손보는 연 1000억원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익을 롯데그룹 퇴직연금을 통해서 얻는다. 롯데그룹과의 퇴직연금 계약 유지가 향후 인수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JKL은 지난해 롯데손보를 인수하면서 롯데그룹에 일반보험과 퇴직연금 물건을 향후 5년간 유지해달라는 조건을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호텔롯데는 지분 5%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롯데손보'라는 사명도 2024년까지 사용키로 합의했다고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롯데손해보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이미지=롯데손해보험) 2020.12.02 0I087094891@newspim.com |
롯데손보의 3분기 말 총자산은 16조8876억원이며, 이 중 퇴직연금 비중만 7조5510억원(44.1%)이다. 또 퇴직연금 중 롯데그룹 계열사 규모만 2조4358억원(32.1%)이다.
퇴직연금을 통한 이차마진율은 ▲2018년 1.54% ▲19년 1.47%를 기록했다. 퇴직연금을 운용하면서 매년 안정적으로 800억~900억원의 수익을 냈던 셈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퇴직연금 이차마진율은 ▲1분기 1.24% ▲2분기 0.78% ▲3분기 0.66%로 급감, 3분기 누계 이차마진율은 1.01%로 낮아졌다. 이는 롯데그룹의 퇴직연금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 때문으로 전해졌다.
퇴직연금은 통상 1년 단위로 재계약한다. 그러나 계약을 연장하면서 만기가 2~3년인 상품으로 갱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가 길면 그만큼 더 많은 이율을 적용해야 한다. 3년 만기 퇴직연금은 통상 1년 만기보다 30~40bp(1bp=0.01%) 높은 이율을 적용한다.
호텔롯데가 롯데손보 지분 5%를 보유하도록 했지만, 앞으로 매각시 이 지분을 유지할 지는 지금으로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지분을 판다면 퇴직연금 자산을 지킬 만큼의 구속력은 없다.
이에 또 하나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여파로 퇴직연금을 통한 이익창출 능력이 낮아지고 있다.
이미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손보에 대한 롯데그룹 계열지원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신용등급을 낮췄다. 롯데그룹이 퇴직연금 자산을 맡기는 것과 같은 그룹차원의 지원이 사라져서다.
문제는 JKL이 재매각할 때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롯데그룹이 직접 롯데손보 매각에 관여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JKL은 재매각하면서 롯데그룹이 맡긴 퇴직연금 유지를 담보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자산이 줄어들면 롯데손보의 수익창출능력은 급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바이아웃 투자자인 JKL이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이 지속적으로 롯데손보에 퇴직연금 운용을 맡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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